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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4월 5일 오후. 상암 CGV

여기저기서 훌쩍대는 소리로 함께 영화는 막을 내렸다.

엉엉 소리내며 통곡하는 사람들은 없었지만 소문대로 영화관은 어느덧 눈물바다가

되어 있었다. .

 

영화를 보면서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는

뜨거운 가슴에 비해 제법 차가운 피를 가지고 있다고 스스로 합리화하는 나는

이번에도 역시 멀뚱한 표정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이 글 읽으시는 많은 크리스챤분들에게 몰매를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여기서 난 또 한 번 반골기를 드러내야겠다.

 

내 생각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거다.

'이런 주제를 가지고 고작 이 정도의 감동밖에, 이 정도의 눈물 밖에

뽑아내지 못하는 멜깁슨은 실력부족이닷'

 

내가 보기에 그는 초점을 잘 못 맞추고 있었다.

인물을 찍어야 되는데 하늘위 떠가는 구름에 포커스를 두면

아무리 카메라가 수백만원짜리 렌즈를 장착한 DSLR이라 할지라도,

또 모델이 조한선, 조인성 섞어놓은 것처럼 매끈하게 잘생겼다고 한들

사진이 잘 나올리가 없다.

 

훌쩍.

영화관에서 처음 콧물소리가 흘러나온게 언제인지 정확히 기억한다.

예수님이 채찍을 11분 동안 맞고 있을 때도 아니고

십자가에 못박힐 때도 아니었다. 바로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남을 사랑하라'라고 말하는 과거 회상장면을

보여줄 때였다.

 

예수님의 죽음이 가지는 진정한 의미는 여기에 있다.

그 분이 지금까지 세상에 있었던 모든 사람보다 더 끔찍한 육체적 고통을 받고

가장 무서운 죽음을 당했냐하면 그건 아니잖은가.  

중요한 것은 죄없는 분이 오직 '사랑'이란 이름 아래

스스로의 목숨을 버렸다가 부활한 것이며

이것이 기독교의 중심이며 멜깁슨이란 영화감독이 가장 신경써서 연출을 해야했으나

그러하지 못한 핵심가치인 것이다.

 

영화는 줄창 얻어맞고 피흘리고 괴로워하는 '고통'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을 뿐

그 의미에 대해서는 관객에게 알아서 생각하라고 휙 던져버리고 나몰라라 해버린다.

중요한 것은 배우들이 영어가 아닌 아랍어를 쓰는게 아니라,

대사를 성경책에서 그대로 옮겨오는게 아니라,

채찍에 맞아서 살점이 뜯어져나가는 장면을 현실감있게 묘사하는게 아니라

대체 왜 그래야했는지, 그 고통이 남긴 의미가 무엇이었는지를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해주고 그리스도를 잘 알거나 전혀 모르거나 잊었거나에 상관없이

보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뜨거운 감동의 덩어리를

던져주어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아무리 관객에게 '주관적 해석'의 능력이 주어져있어

멜감독이 내세운 불필요한 '자극'을 스스로의 무언가와 결합시켜

감동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하더라도(아마 기독교인들에게 국한된 작용이겠지만)

이렇게 보여주기엔 이 영화의 '주제'는 아까웠다.

 

<별점: ★★☆☆☆☆> 

 

고난의 길. 이 길의 의미를 멜깁슨은 분명히 설명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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