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YMCA 야구단

 일제가 서서히 그 검은 손을 드리우던 조선 말기를 배경으로한 야구이야기.

 단순한 스토리에다가 특별한 구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진한 농도의

 따뜻함이 묻어나오는 좋은 영화다.

 지금까지 그 시절을 배경으로한 드라마나 영화는 늘  독립운동이니 건달이니, 테러니 하는

 무겁고 진지한 주제를 바탕으로 했었는데  ymca 야구단은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포근하게 그리면서

 현실적인 상황이나 문제들을 간과하지 않는 지혜로움을 보여주고 있다.

 

 배경이라든가 사람들의 모습들이 철저한 고증에 의해 연출된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 어느 드라마나 영화보다 1900년 초의 사는 모습을

 자세하고 친밀감있게 그려낸 것 같다. 그냥 사람들 사는 모습 보는 것만으로도 재밌다.

 그런데다가 주연이 송강호. 기분 좋게 보기에는 딱인 셈이다.

 

 단 너무 무난하다는게 문제다. 야구영화라지만 막상 스포츠적인 면은 거의 배제됨으로써

 부담은 덜었는지 몰라도 극적인 효과를 포기했으며, 송강호의 사랑이야기를 비롯하여

 각 캐릭터들의 스토리가 살짝 건드려지기만 할 뿐 딱히 부각되는 게 없음으로써

 밋밋한 맛을 남기고 말았다. 그러다보니 상영시간은 긴데 남는건 별로 없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사랑이 마지막에 비춰지는데 이거 잘 살렸으면 사람 많이

 울렸겠더라. '극'을 추구하지 않는 감독의 스타일이라 이해하기로 하자.

 

 어쨌거나 이런 잔잔한 영화는 참 보기가 즐겁다. 꼭 후속편은 아니더라도 비슷한 분위기의

 작품들 좀 자주 봤으면 좋겠다. 글구 김혜수씨. 좀 자주 봅시다. 연기 경력 20년임에도 불구하고

 아직 로맨스의 여주인공을 충분히 맡을 수 있는 젊은 나이에다가, 꾀꼬리 같은 목소리와 여러

 매력포인트들. 그냥 집에서 노시기엔 아깝단 말예요. 40되기 전에 영화 많이 남겨야되지

 않겠습니까.

 

 <별점: ★★★☆☆☆> 

불과 100년전 이 땅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