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라스트 사무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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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초에 본 영화인데 이제서야 감상문 올린다.
자아. 라스트 사무라이.이래저래 말이 많던 영화다. 이제껏 할리우드 영화에서 악의 축으로 묘사되었던
일본인과 일본이 본격적인 주역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자본의 힘이랄까. 당연히 그 놈들한테
고생고생한 우리로서는 거부감이 들 수밖에.
일단 사무라이 문화에 대해 잠시 짚고 넘어가자.
어려서부터 대망, 천하평정, 미야모도무사시와 같은 소설과 신장의 야망과 같은 게임들을 접해본
나로서는 이 문화가 그리 낯설지만은 않다. 특히 그들의 '할복'시스템은 꽤나 흥미로운 구석이 있다.
이른바 명예스러운 죽음이라는게다. 스스로 수치스럽게 붙잡혀나가서 갖은 고초를 당하고 모욕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먼저 배를 갈라 죽기도 하고 혹은 사로잡힌 포로에게 할복을 허락해줘
사무라이다운 죽음을 선사해주기도 한다.
작두로 목을 쳐라고 맨날 소리지르는 포청천 아저씨의 중국이나 칼에 물을 뿜음으로써 마찰력을
최소화하려는 망나니 아저씨의 조선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재밌는 문화다. 어차피 죽는거야
매한가지지만 뭔가 폼은 나 보이잖아.
이 영화에서도 할복 장면은 크게 두 번 정도 보이는데, 마지막 장면이야 너무 오버스럽다할지라도
초반에 보여지는 패장의 할복장면은 꽤나 멋있게 연출되어 있다.
자기를 사로잡은 적들이 신분과 계급이 낮다는 이유로 주위에 무릎을 꿇고 앉아있으며
본인은 상의를 벗은 후 경건한 자세로 조심스레 스스로를 찌른다. 그리고 그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다른 한명은 칼로 목을 쳐주는 모습. 생각해보면 진짜 쓸데없는 짓임이도 불구하고 왠지 장엄하게 느껴진다.
할복이야 재밌다 치더라도 전체적으로 이놈의 사무라이 문화 좋게 봐줄건 없다.
결국 임진왜란 때 한반도에 피바람을 불러일으킨 놈들은 전국시대 끝나자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실직 해결차원에서 파견한 사무라이놈들이었고 한일합방 역시 그들의 소행아니었는가.
이 영화에서는 진정한 사무라이 카즈모토가 소인배 오무라에 비해 숭고하게 그려지지만
만약 오무라가 실각하고 카즈모토가 정권을 잡았다한들 조선에 침략의 손을 뻗지 않을리는 만무하다.
사무라이는 칼을 쥔 사람들. 그것도 두 자루나. 가끔은 자기 배를 가르는데 쓰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남을 베기 위해 칼을 휘두르는 자들 아닌가.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가 '미화'되었다는 평에
같은 한국사람으로서 '동의'한다.
이제 영화 얘기로 넘어가보자. 일단 전쟁장면은 맘에 든다. 스케일은 상대가 안 되지만
반지의 제왕의 전쟁보다 실감은 난다. 전쟁은 이렇게 해야 맞다.
기마병들이 보병에게 돌격하는 장면만 해도 그렇다. 반지의 제왕 헬름전투씬처럼
보병들이 말에 치여서 수십미터씩 길이 트인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오크가 난쟁이도 아니고
자기 목까지 오는 애들을 밟으면서 같은 속도로 달려간다는게 어디 말이 되냐고.
말은 탱크가 아니란 말이다. 라스트 사무라이는 이런 면에 있어서 상당히 사실적이다.
스토리 상으로는 '늑대와 춤을'과 거의 비슷하다고들 하는데 본지 오래된 덕분인지 영화관에서
특별히 의식되지 않았고 괜찮았다. 다만 후반부에는 스토리 전개가 꽤 억지스러워진다.
중반까지는 상당히 분위기 좋다. 초반 사무라이 습격씬 같은것은 꽤나 느낌이 좋기도 하고 중반
닌자습격도 잘 찍어내었다. 인물 설정도 좋다. 주인공들 뿐만이 아니라 조연들도 잘 그려져 있다.
그러나 보다보니 '이런 스토리 진행이면 마무리가 쉽지 않겠는데' 하는 우려가 들었는데,
역시 이 감독 자기가 시작한 이야기 감당하지 못하고 쉽게쉽게 가자며 손 놓아버린다.
덕분에 막판엔 상당히 후달리는 전개가 보여진다. 명작대열에 진입은 이로써 실패.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우리도 자본만 있다면 얼마든지 이런 영화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고구려가 있지 않은가. 내 정말 죽기전에 보고 싶은 영화가 있으니 제대로 만든 살수대첩이다.
쪼잔하게 몇 천명 몇 백명 죽이니 살리니 하는 영화 만들지 말고 우리도 십만, 백만 단위로
한 번 놀아보자고. 이거 돈 무지하게 들거고 중국에서 땅 내줄리 없으니 만들기도 어려울거다.
그러나 반드시 만들어야한다. 쭝국놈들 고구려가 자기내 나라였다고 우기는 거, 그거 헛소리라고
세계적으로 광고한 판 때려야 하고 대륙을 횡행하던 자랑스런 국가였다는 자부심 힘들고 지친
국민들의 가슴 속에 심어주야 하고 어린 아이들에게 세계적으로 놀아보겠다는 꿈을 박아주어야한다.
<별점: ★★★★☆☆>
돌격장면. 멋있다. 달려라 달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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