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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포함이니 안 본 분들은 웬만하면 읽지마세요)

  누군가 말했다. '대작'은 진부할 수밖에 없다고.

 솔직히 대작의 정의가 무엇인지 진부의 정의가 무엇인지

 명확히 모르겠고 또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심정적으로 이 말에는 동감한다.

 모름지기 대작이라면 과격한 실험정신이나 쉴새없는 반전,

 복선을 깔기보단 대중에게 익숙하고 친숙한 스토리를

 기본으로 하는 것이 어찌되었던간에 '안정적'이다.

 이 '진부함'을 애써 거부하다 평론가나 관객 모두에게

 된통 욕을 먹은 작품을 우리는 하나 알고 있다.

 -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

 

 혹자는 말했다.

 100억원이나 되는 돈을 감독의 개인적인 실험에 써먹어서는 안 된다고.

 이 말에도 동감한다.

 실험을 해도 성공이 보장된 실험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자신을 믿고 투자한 제작사, 투자자들을 기만하며

 앞으로 다른 영화에 들어갈 투자에의 물꼬를 틀어막는 일인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

 태극기 휘날리며는 어떤가.

 부정할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보기에 이 영화는 분명 '진부'의 길을 걷고 있다.

 전쟁의 아픔을 다룬 영화가 어디 한 둘 이었는가.

 사실적이고 실감나는 액션으로 포장한 전쟁영화는

 즐겨 다뤄지는 소재임은 누구나 아는 이야기.

 전쟁으로 인해 깨어지는 가족이나 사랑을 다룬 영화 역시

 수없이 보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 '태극기'가 감독의 실험정신이나 색다른 시각,

 모험이 강조되는 영화도 아니다.

 많은 돈을 들여 멋진 세트와 화려한 화면, 특수효과를 만들어냈고

 인기 배우들을 섭외했으며 많은 관객들을 울릴 것으로 확실시되는

 이별이란 요소를  굳게 박아넣었다.

 이만하면 '진부하다'라는 말을 붙이지 않을 수가 없다.

 그리고 그런 덕분에 대중들을 실망시키지는 않는다.

 나 역시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손에 땀을 쥐고 전쟁장면들을 지켜봤으며

 가족이 깨어지는 상황을 안타깝게 바라보았고

 마지막 형제의 상봉장면도 슬픈 마음으로 바라보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대작이란 말이 명작이란 말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작이 아니면서 명작일 수도 있는 것이며

 대작이면서 명작이 아닐 수도 있다. 당연한 소리다.

 그리고 내 생각에 '태극기 휘날리며'는 대작이긴 하되

 명작이란 반열에 서기는 어렵다고 본다.

 

 난 강제규 감독이 이 영화를 통해서 추구한 것이 두 가지라고 본다.

 첫째는 엄청난 제작비를 기탄으로한 수준높은 전쟁 연출

 둘째는 전쟁이 주는 이별, 그리고 그 아픔.

 그렇다면 이 두가지 요소가

 기존의 어떤 영화도 범접치 못할 정도로 대단하였는가.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일단 첫번째 연출은 아주 좋았다고 본다.

 보통 전쟁영화가 한 장면, 많아봐야 두 장면 정도의 액션에

 치중하는 반면 태극기는 일일이 생각해내기도 힘들만큼

 다수의 전투에 정성을 기울였다. 길이도 그만하면 괜찮았고

 화면이나 사운드 연출도 좋았다.

 각 전투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분위기도

 좋게 평가해주지 않을 수 없다.

 야간전투, 설원에서의 전투, 시가전, 어둑한 언덕에서의 전투 등등.

 카메라를 너무 의도적으로 흔든다는 평도 있었는데

 난 오히려 그런 장면을 보면서내 군대시절 훈련

 (얼마받지도 않았지만)에서 받았던 느낌이 되살아났다.

 속이 울렁거리고 하늘과 땅이 뒤집힌 것 같은 느낌,

 이를 바로 영화관 그 자리에서 다시 경험할 수 있었다는 것은

 박수를 보내고 싶을 정도다.

전쟁이란 것은...

 

 그러나 감동문제.

 일단 내 마음이 비쩍 말라 있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이건 꼬집지 않을 수 없다.

 극장에서 울었던 사람이든 울지 않았던 사람이든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라.

 진정 이 형제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닿았는가.

 형을 찾기 위해 맨손으로 적진을 향해 달려가는 동생의 아픔이,

 동생이 죽었다는 사실에 적으로 돌아서버린 형의 슬픔이

 간절하게 느껴졌는가. 그러기엔 뭔가 부족하지 않았는가?

 마지막 장면이 슬프다는 것은 안다.

 죽은 형 앞에서 우는 동생 모습보면서 눈물이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일단 마지막에 눈물이 나오지 않았음은 차치하더라도

 전반적으로 형제의 슬픔이란 것을 심장 깊숙히 전달받지 못했다.

 초반에 두 사람이 나누는 대사는

 마치 앞으로의 이별을 서로 알고 있는 듯 어색한데

 이는 작위적이라는 냄시를 슬며시 풍겨댄다.

 그 후의 전쟁, 장동건은 원빈을 돌려보내기 위해서

 위험을 무릅쓴다고 스스로 말하지만 일련의 행동들이

 그의 공명심을 위해서이기도 하다는 것은 분명히 드러난다.

 게다가 이은주의 죽음을 보고 대뜸 형에게 삿대질을 가하는 동생,

 그리고 쉽게 풀리지 않는 오해들이란.

 

 두 사람의 마음을 더욱 잘 전달하려고 했다면

 감독은 이런 감정진행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과감히 제거하고

 '신발이야기'와 같은 요소들을 더 많이 추가해야했다.

 긴 런닝타임이지만 전쟁 쪽에 치우치고 여러 장애 요인들이

 산재하다보니 감정이 마지막 부분에서

 '극도'에 이르지는 못한 것이다.

 굳이 두 사람의 오해나 억지스런 상황을 만들어낼 필요는 없었다.

 

 

조금만 더 신경써줬으면 좋았을 두 사람의 관계...

 

 

 아쉽다. 난 이 영화가 정말 슬프다는 말을 듣고

 1999년 영화감상문을 시작한 이래로 영화관에서

 한 번도 울어본 적이 없다는 오명을 씻기 위해

 눈물훔침용 손수건까지 곱게 다려서 영화관으로 갔단 말이다. ㅜ_ㅜ

 

 전반적으로 영화는 좋았다.

 그 중에서 가장 맘에 든 것을 뽑으라면 역시

 '화면연출'과 '음악'일 것이다.

 연출이야 지금까지 얘기했던 바이고,

 거기다 음악은 어떤 대사, 어떤 행동보다 '아픔과 슬픔'이라는 감정,

 그리고 '대작'이라는 이 영화의 면면을 가장 잘 전달해주는 것 같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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