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tra_vars1 | ||||||||||||||||||||| |
---|---|
extra_vars2 | ||||||||||||||||||||||||||||||||||||||||||||||||||||||||||||||||||||||||||||||||| |
평가가 상반되는 대표적인 한국영화 중 하나인 무사. 이번에 나는 '부정적'이라는 편에 서기로 한다.
이전 이재수의 난이 홀딱 망한 이후 오래간만에 등장한 한국형 시대극이며 이제까지 찾아보기 힘든
수준의 큰 스케일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그러나 한국영화는 무작정 스케일로 승부해서는
안 된다. 일단 투입되는 돈의 액수부터 월등히 차이 나지 않는가. 무사에 투입된 70억원이 많다고
생각되는가? 물론 적지는 않다. 그러나 달러로 환산해보자. 이거 500만 달러밖에 되지 않는다.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가 편당 1억달러씩 들어간 것을 생각해볼 때 터무니 없이 작은 액수다.
이 차이는 어디서 알 수 있냐고? 다름아닌 화면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무사의 마지막 전투씬을 보자. 몽고기병들이 반쯤 무너진 성을 향해 돌격을 감행한다.
그러나 그 수는 척보기에 손으로 헤아릴 수 있을 정도다. 제작진도 수가 적음에 신경을 썼는지
카메라를 높이 잡지 않고 낮게 잡아서 전체를 보여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이미 외국 블록버스터에
익숙해진 내 눈에는 상황이 짐작이 가고도 남았다. 엑스트라 수가 100명은 커녕 50명도 아슬아슬한 것
같았으니 말이다.
결국 이런 면에서 무사는 약하다. 한국의 영화실정을 고려해보았을 때 아직까진 이런 식으로
승부하기는 쉽지 않다. 제작환경은 헐리우드 근처에도 못 갔는데 이미 관객들의 눈은 세계적인
수준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나에게 무사의 스케일은 배경인 중국사막의 황량함과 더불어 초라하게끔까지
느껴지고 말았다.
그리고 무슨 몽골기병들은 왜 그리도 허약한 걸까. 기병 한 명이 보병 백 명을 잡는다는 옛말이 있는데
이노무 몽골 기병들은 백이면 백 보병 한명에게 당해 말에서 떨어져버린다. 앞에서 보병이 창을 들고
서있으면 창을 먼저 던지거나 옆으로 비껴가서 거리를 만들거나 혹은 상대 창을 걷어낸 후 말로 짓밟고 가야지
무식하게 일자로 덤벼들다가 툭툭 나가 떨어지니 평생을 말과 함께 살아온 몽골 사람들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다. 더불어 고려사람들은 일인당 인삼 세뿌리씩은 삶아먹고 왔는지 천하무적이다. 주인공들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만 정예무사도 아닌 시종들도 기병 서너명은 가뿐히 쓰러뜨린다. 이러니 보면
볼수록 저건 아니다하는 생각이 머리를 채울 뿐이다.
결국 무사는 '스케일'과 '리얼함'을 추구했으면서도 이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이러니 흥행에 실패할 수밖에. 관객들이 외면할 수밖에. 캐스팅도 괜찮고 음악은 상당한 수준이며
멋진 장면들도 여럿 나오나 다양한 관객들을 포용할 무언가가 부족했던 것이다.
물론 중후반의 지루함과 공주와 장군을 비롯한 몇 명 배역이 선사해주는 '짜증'의 영향도 크겠지만 말이다.
조금 더 기다리기로 하자. 멀지 않은 세월에 만주벌판을 누비는 광개토대왕의 이야기나 수나라 군
30만을 수장시키는 살수대첩 이야기를 제대로 된 스케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무사는 그런 궁극의 길로 가는 하나의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더많은 애정과 사랑을 충무로에
쏟아부어주기로 하자고. (실컷 욕만 했으면서 애정과 사랑이라니-_-;;;)
텅 비어보이고 처량해보이는 돌격장면 |
ps. 안성기는 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를 연상시키지만 활시위를 당길 때 덜덜 떨리는 그의 팔은 심히
안쓰러웠다.물론 팔이 안 떨리는 레골라스가 더 이상한 거겠지만.
<별점: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272 | [2003] 결혼은 미친 짓이다 | 문★성 | 2009.03.09 | 31 |
271 | [2003] 피아니스트 | 문★성 | 2009.03.09 | 48 |
270 | [2003] 시카고 | 문★성 | 2009.03.09 | 80 |
269 | [2003] 동갑내기 과외하기 | 문★성 | 2009.03.09 | 47 |
» | [2003] 무사 | 문★성 | 2009.03.09 | 33 |
267 | [2003] 매트릭스3 - 레볼루션 | 문★성 | 2009.03.09 | 31 |
266 | [2003] 나쁜 남자 | 문★성 | 2009.03.09 | 48 |
265 | [2003] 물랑루즈 | 문★성 | 2009.03.09 | 47 |
264 | [2003] 춤추는 대수사선2 | 문★성 | 2009.03.09 | 33 |
263 | [2003] 여섯 개의 시선 | 문★성 | 2009.03.09 | 34 |
262 | [2003] 이웃의 토토로 | 문★성 | 2009.03.09 | 29 |
261 | [2003] 니모를 찾아서 | 문★성 | 2009.03.09 | 31 |
260 | [2003] 영웅본색 | 문★성 | 2009.03.09 | 29 |
259 | [2003] 싱글즈 | 문★성 | 2009.03.09 | 32 |
258 | [2003] 클래식 | 문★성 | 2009.03.09 | 34 |
257 | [2003] 살인의 추억 | 문★성 | 2009.03.08 | 41 |
256 | [2003] 색즉시공 | 문★성 | 2009.03.08 | 45 |
255 | [2003] 캐러비안의 해적 | 문★성 | 2009.03.08 | 38 |
254 | [2003]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 문★성 | 2009.03.08 | 52 |
253 | [2003] 더 월 | 문★성 | 2009.03.08 | 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