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조회 수 31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Extra Form
extra_vars1 |||||||||||||||||||||
extra_vars2 |||||||||||||||||||||||||||||||||||||||||||||||||||||||||||||||||||||||||||||||||

형제감독인 줄 알았는데 남매감독이란다. 영화 내용만큼이나 알 수 없는 제작진의 정체다.

암튼 전작인 리로디드가 나온지 불과 넉달만에 매트릭스 마지막 이야기가 극장에 걸렸다. 전작에 적잖이 실망했지만 어디까지나 리로디드는 레볼루션을 설명하기위한 발판에 불과했다고 혼자 결론을 내렸기에 기꺼이 영화관을 찾게 되었다. 개봉 후 관람에 이르기까지 영화의 내용을 보여주는 단 십초의 광고나 한 줄의 감상도 미리 접하지 않으려고 각고의 노력을 다하였다. 혹시나 감상에 흠집이 생기지 않을까 하는 염려 때문이었다. 이만하면 나도 매트릭스를 기다려온 수많은 이들 중 한 사람이라 당당히 주장할 수 있을 것도 갈다.

자아. 전작에서부터 본격적으로 공격을 가하던 기계들은 드디어 인간들의 은신처 시온에 당도하여 공격을 퍼붓고 한 판 승부가 벌어진다. 그러나 전쟁은 역시 쪽수, 시온은 무너지기 시작한다. 그 때 위기에 처한 모두를 구하기 위해 네오는 스미스와 마지막 승부를 준비하게 된다.

얼핏보면 단순한 이야기, 그러나 매트릭스 시리즈의 무서움은 그러한 단순함 뒤에 내재되어 있는 상상도 못할 복잡함에 있다. 비단 네오뿐만이 아니라 매트릭스의 아키텍터, 예언자 오라클, 메로빈지언 등 각종 인물들과 여러 사건들이 스토리 라인 밑에 층층히 중첩되어져 두께를 파악할 수 없는 샌드위치를 만들어내기 때문에 이야기는 여전히 철학적이면서 복잡하게 흘러가버리는 것이다.

두 시간의 상영시간 안에 모든 이야기는 끝이 나지만 그건 단지 스크린 위에서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것일 뿐. 관객들에겐 영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집에 가서 해결해야할 분석 숙제가 주어졌기 때문이다. 2편에서 3편으로 이어져 마침내 쫑을 선언하는 이 스토리가 도대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일차적인 과제이고 영화 곳곳에 숨어있는 숨은그림찾기를 하는 것은 보너스문제이다. 뭐. 혼자 해결하기엔 무리가 있지만 인터넷 게시판 등에 무수한 소스가 떠 있으니 이것저것 숙독하다보면 결코 어렵지만은 않다. 물론 안해도 된다. 수업료 7000원을 냈으니 그걸로 되었지뭐. 꾸중하는 사람 물론 없다. 알 수 없는 대화들에 대해 일체 신경 끄고 화려한 전투, 격투장면들에 감탄하다 깡그리 잊어먹어도 상관없다. 내가 보기엔 워쇼스키 선생님은 모범생들이나 불량학생 모두 사랑해주실 분들이다. 걱정하지 말자.

리로디드에서는 영화상영시간 내에 영화를 얘기하지 않는 그들의 연출에 화가 나기도 했었다. 그러나 레볼루션에서 두 번째 당하고 난 후 집에서 이런저런 분석들을 읽어보며 머리를 굴리는 나를 바라보니 이것도 나름대로 매력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보면 여운이란 것을 길게 남겨주는 영화가 아닌가. 숨은그림찾기도 꽤나 재밌는 편이다. 게다가 정답이 있는 게 아니라 여러 해석의 여지가 남겨져 있으니 풀어볼 맛도 난다. 자고로 객관식 문제보단 서술형이 재밌는 법이거든.

감독의 입장에서 관객들을 의도대로 몰아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이번처럼 길이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갈래로 뻗어있는 경우는 더욱 힘든 일일테다. 몰이가 시원찮고 실수가 더러 있으면 그 틈으로 관객들이 다 새어나가 버릴테니까. 그러나 매트릭스는 그런 흠이 보이지 않는 완벽한 연출을 해내었다. 행여 복잡한 스토리에 질려서 떨어져나가는 사람은 환상적인 특수효과와 멋진 장면들에 움켜잡힌다. 이것 역시 감독의 의도대로일 것이다. 어찌면 우린 워쇼스키란 아키텍터의 손바닥 안에서 벗어날 수 없는 네오가 아닐까.

 

 <별점: ★★★★☆☆>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기억나는가?

 

?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2 [2003] 결혼은 미친 짓이다 문★성 2009.03.09 31
271 [2003] 피아니스트 문★성 2009.03.09 48
270 [2003] 시카고 문★성 2009.03.09 80
269 [2003] 동갑내기 과외하기 문★성 2009.03.09 47
268 [2003] 무사 문★성 2009.03.09 33
» [2003] 매트릭스3 - 레볼루션 문★성 2009.03.09 31
266 [2003] 나쁜 남자 문★성 2009.03.09 48
265 [2003] 물랑루즈 문★성 2009.03.09 47
264 [2003] 춤추는 대수사선2 문★성 2009.03.09 33
263 [2003] 여섯 개의 시선 문★성 2009.03.09 34
262 [2003] 이웃의 토토로 문★성 2009.03.09 29
261 [2003] 니모를 찾아서 문★성 2009.03.09 31
260 [2003] 영웅본색 문★성 2009.03.09 29
259 [2003] 싱글즈 문★성 2009.03.09 32
258 [2003] 클래식 문★성 2009.03.09 34
257 [2003] 살인의 추억 문★성 2009.03.08 41
256 [2003] 색즉시공 문★성 2009.03.08 45
255 [2003] 캐러비안의 해적 문★성 2009.03.08 38
254 [2003] 봄날의 곰을 좋아하세요? 문★성 2009.03.08 52
253 [2003] 더 월 문★성 2009.03.08 36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9 Next
/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