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 캐러비안의 해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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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보면 척 알 수 있듯 바다에서 펼쳐지는 모험극이다.
상당한 인기를 등에 업고 있는 모양이지만 썩 맘에 드는 작품은 아니었다.
웃기려면 모가지가 돌아가도록 웃기던가,
무섭게 하려면 몸이 덜덜 떨릴 정도로 무섭게 하던가
추리를 넣으려면 손에 땀을 쥐게끔 만들던가
액션을 추구하려면 입이 쩍 벌어지게끔 만들어야지
이것저것 건드려보기만 할 뿐 제대로 해보는 게 없다.
게다가 마지막엔 또 멋진 남자주인공과 여주인공의 키스 신으로 막을 내리니. 아이고.
대체 할리우드에는 비밀리에 유통되는 '블록버스터의 정석 上, 下'같은 교재가 있는 건가.
왜 늘 똑같은 구조에 똑같은 캐릭터에 똑같은 분위기를 소재만 바꿔가면서
이용하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게다가 '해적'이라는 특수한 소재를 사용하다 보니 나로선 최근에
재밌게 보았던 (사실 보다가 만-_-) 원피스란 만화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거기서 갑자기 왜 애들용 만화가 나오냐고 따질 수도 있겠다만
애들용인 건 이 영화도 마찬가지 아닌가. (미성년자관람가 아닌가-_-a)
어찌되었든 스토리의 긴박함이라든가 캐릭터의 개성, 알 수 없는 스토리의 전개 등은
원피스가 확실히 우위에 있다. 캐러비안의 해적은 시간의 제약과 같은 영화의 불리함을
극복할 장점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인물들의 얘기를 또 짚고 넘어가자면,
잭 스필로우 선장 정도면 아주 좋다. 개성 넘치고. 사람들이 왜 조니 뎁이란 배우에
환호성을 지르는지 이해는 할 수 없었지만.
그치만 남녀 주인공 두 명이 너무 천편일률적인 따분한 캐릭터다. 정의감 넘치면서도
용기 있는 남자와 조금 왈가닥 한 성격의 여자. 지겹도록 보아온 커플 아닌가.
게다가 악의 상징 캡틴 바보사의 카리스마도 약했다. 조금 더 무섭고 공포스럽게 나와서
긴장감을 유도시켜야 했는데 이거 왠 동네 복덕방 할아버지 삘이 나니 어쩌냔 말이다.
애초부터 웃길 생각을 하지말고 유령선 측의 코믹 캐릭터들을 다 제거한 후 한층 더
분위기를 어둡고 무겁게 했으면 나한테는 정말 좋은 영화가 되었을 것 같다.
<별점: ★★☆☆☆☆>
스타일은 멋진 영화, 폼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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