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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7:29

[2003] 지구를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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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주인공 병규는 외계인으로부터 지구를 지켜야한다는 사명감에 똘똘 쌓여있는 정의의 청년. 그는 외계인으로 확신되는 강만식이라는 인물을 납치하여 안드로메다 PK 45 행성 외계인의 침입으로부터 지구를 지키고자 한다. 조사에 따르면 그는 외계인 왕자와 연락이 가능한 유일한 인물. 병규는 강만식을 감금하고 고문을 가하여 왕자와 접촉하고자 한다.

과연 강만식은 외계인이 맞을까. 아니면 병규가 미쳐버린 것일까. 진실은 저너머에 있다.

 

기발하고 참신한 이야기에다가 긴장감도 꽤나 느껴지는 재밌는 영화다. 그러나 이 영화의 본질은 그러한 ‘밝음’ 속에 숨겨져있는 지독한 ‘슬픔’에 있다. 마치 3류 코메디 영화같은 포스터와 카피로 포장되어 있지만 어두움과 씁쓸함이 진하게 배어져 나온다. 그리고 그 비극은 갑자기 터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우려나온다. 마치 녹차를 끓여내듯. 좌충우돌하는 스피디한 연출에 빠져 정신없이 허우적대던 관객은 어느새 자신을 둘러싸버린 그 맛에 가슴이 저리게 된다. 이게 이 영화의 진정한 매력이자 훌륭함이다.

 

사실은 시종일관 이런 분위기다

 

영화는 처음부터 주먹쥔 양손을 관객에게 보여주며 선택을 강요한다. 마치 어린 아이들이 한 손에 물건을 쥔 후 ‘어느쪽이게?’라며 묻는 것처럼... 관객에게 주어진 보기는 두 가지이다. '강만식을 외계인이라 생각하며 자신이 지구를 지켜야된다고 생각하는 병규가 미친 것이다’와 ‘강만식이 외계인이다’.

어차피 확률은 50%니까 찍으면 될거라고? 혹은 까짓껏 신경쓰지 않고 영화보면 될거 아니냐고? 미안하지만 장준환 감독은 그리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 방관이나 무시가 허용되지 않을 정도로 영화는 매우 잘 짜여있다. 재미있는 주제에다가 적당히 자극적인 요소도 첨가했고 두 주인공의 대립 가운데 개성있는 조연들을 집어넣어 이야기의 단조로움도 걷어내었다. 병규를 도와주는 순이와 그를 추격하는 유능한 조형사는 스토리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뿐만 아니라 등장 자체만으로도 분위기를 흥미롭게 이끌어준다. 또한 감독은 영화의 구석구석, 소품 하나에 까지 신경을 쓰면서 흠잡을 곳 없이 영화를 만들어준다. 결국 우린 끝없이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밖에 없다. 몇 번씩이나 도중에 생각을 바꿔가면서 말이다.

게다가 후반부, 갈등이 극도로 고조되었다가 천천히 식어갈 무렵 감독은 또 하나의 반전을 안겨준다. 깜짝 놀랄 정도는 아니더라도 제법 재미있고 괜찮은 연출이다. 그리고 비극이 시작된다. 특히 마지막 엔딩크레딧이 올라갈 때 보여지는 병규의 옛이야기는 반드시 보아야만한다. 최근에 본 영화들 중에 가장 슬펐던 장면이 아닌가 싶다.

 

유치한 코메디로 광고하는 포스터

흥행실패. 이는 분명 영화의 본질과 전혀 결합되지 않은 저 이상한 광고 때문으로 보여진다. '범우주적코믹납치극'이라니...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훌륭한 영화임에도 그냥 사그라져야만 한다는 것은 너무 아쉬운 일이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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