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라이터를 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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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거라곤 쥐뿔도 없는 바닥인생, 게다가 어리버리까지 한 주인공 허봉구는 자신의 하나뿐인 재산 빨간색 일회용 라이터를 폭력조직두목 양철곤에 의해 본의 아니게 도둑 맞는다. 이를 되찾으러 그에게 덤비지만 오히려 두드려 맞을 뿐이었다.
평범한 사람같으면 그냥 재수없는 셈 치고 돌아서겠지만 빈털털이 인생 봉구는 이제 돌아설 구석도 없다. 그는 철곤을 따라 부산행 새마을호에 탑승해 버린다. 그러나 철구는 봉구에게 신경써줄만큼 한가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특석에 타고 있는 국회의원 박씨로부터 약속된 돈을 받아야하는 대의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박의원 역시 만만치 않은 사람, 가볍게 철곤 일행을 무시해버린다. 열이 머리 끝까지 차올라 수증기로 승화되는 경험을 하게된 철곤은 홧김에 열차를 그냥 납치해 버리고 이것으로 박의원을 협박해버린다. 그런 와중에 봉구 역시 꺼지지 않는 불꽃이 되어 계속해서 그에게 도전하는데, 과연 자기 것을 지키고 돌려받는 사람은 누가 될 것인가.
인질범이나 인질이나 똑같은 놈들이다 |
봉구나 철구가 이 시대의 소시민을 상징한다느니 바로 우리의 모습이라느니 하는 얘기들이 많던데 내가 보기엔 전혀 그렇지 않다. 이 땅의 소시민들은 자신의 것을 빼앗기면 힘없이 물러나는 사람들이지 봉구처럼 깡패두목에게 목숨걸고 도전하고 철구처럼 열차를 납치하는 중범죄를 저지를만큼 대담한 사람들은 아니거든. 그렇다고 용감무쌍한 그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가 자아만족을 느낄 정도로 캐릭터들이 절실하게 다가오는 것도 아니고. 그나마 봉구는 ‘박치기’라는 절대절명의 필살기라도 갖고 있으며 철구는 수백명의 목숨을 담보로 삼을 깡이라도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그것마저도 없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들 역시 우리와는 다른 ‘남’일 뿐이다.
그러니 애써 그 두 사람에게 우리의 감정을 투영시킬 필요는 없다. ‘어 저거 바로 나의 모습인데’라는 생각이 들면 좋은거고, 안 들면 할 수 없이 그냥 영화로 즐기면 되는거다. 나에게 있어 봉구와 철구는 영화 속 캐릭터로 적합한 ‘오버스런’ 인물이었고 그 이상도 그 이하의 의미도 없었다. 참, 민중의 생명 따윈 아랑곳없이 체면과 자기 앞일만 걱정하고 끝까지 거짓으로 상대를 속이는 박의원의 모습 하나만큼은 실제 우리나라의 한심한 의원님들의 모습과 똑같았다. 박수를 보낼 수밖에.
영화 내부로 파고들어가보자. 일단 궁금한 것이 이 영화의 정체다. 코미디 영화인가. 액션 영화인가.
코미디 영화라고 말하기엔 웃기지가 않는다. 조폭 영화의 계보를 잇고 싶었는지 욕은 엄청스레 쏟아져 나오는 판에 재밌다고 느껴지는 장면은 거의 없었다.
멈추지 않고 종착역으로 달려가는 새마을호 때문에 한창 급한 경찰청, 한통의 긴급전화가 걸려온다. 내용이 무엇인지 다급해하는 청장에게 전화를 받은 임원은 말한다. ‘경찰청장배 축구대회가 오후 두시로 연기되었답니다’. 자아. 이쯤되면 웃을까 말까 고민되기 시작한다.
액션 영화라고 말하기에도 뭔가 부족해보인다. 열차 안을 똑같이 세트로 구현해서 촬영한 것은 좋은데 김승우가 열차 밖에서 펼치는 액션신은 마치 미니어처 위에 올라가서 바람 쐬어가며 실내에서 연기하는 것처럼 어색하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여지는 사실감과 긴장감이 느껴지지가 않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도 좋은 점수를 못 주겠다.
웃기지가 않고 액션이 희미하다. 감동이 전해질 동맥은 이미 콜레스트롤로 꽉 막힌 상태다. 그럼 이 영화에서 남는 것은? 결국 욕이다. 불필요한 욕을 전 출연자들이 힘차게 해댄다. 안 넣어도 될 상황에 굳이 욕을 집어넣는 이유는 뭘까. 그저 궁금할 뿐이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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