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마이너리티 리포트

서기 2050년, 미국의 워싱턴 주(맞나-_-) 범죄예방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었다. 이는 세 명의 초능력자의 머릿속에 그려지는 영상을 통해 앞으로 벌어질 살인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장소와 시간을 미리 파악하여 이를 예방하는 구조를 띠고 있다.

존 앤더튼 과장(탐 크루즈)은 이 시스템의 핵심적인 존재다. 그런 그에게 어느날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다음 사건의 범인으로 자신의 이름이 지목된 것이다. 그리고 초능력자들이 보여주는 영상은 틀림없는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누군가를 향해 총을 발사하는 모습이었다. 범죄예방시스템은 살인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사람을 미리 체포하여 형을 집행하기 때문에 그는 황급히 자신의 직장을 탈출한다. 당연히 수사망은 그를 향해 좁혀지고 그는 어떡해서든 자신이 무죄임을, 사람을 죽이지 않을 것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과연 그는 세 초능력자 중 한 사람의 의견인 ‘마이너리티 리포트’대로 정해진 운명을 피할 수 있을 것인가.

백점 만점을 주고 싶은 스토리다. 초능력자의 예언이라는 조금은 비현실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긴 하나 그 대상이 자신으로 지목된다는 이야기는 정말 멋지다.

게다가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다. 처음부터 끝까지 멋진 시각적 경험을 안겨다주는 화려하고 기발한 특수효과가 이어지며 두 시간 반 동안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도록 영화는 속도감 있게 흘러간다. 경찰의 추격을 피하는 장면이나 존이 예언에서 보여준 자신이 살해할 사람인 크로우와 마주치게 되는 장면은 어느 액션신 못지 않게 긴박하고 짜릿하게 연출되어 있다. 그가 진짜 살인을 할것인가 안할것인가를 예상하면서 보는 것도 재미.

다만 전작인 AI에서 여러 영화팬들에 의해 지적된 것처럼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막을 내릴 시점을 제대로 맞추지 못한 것 같다. 조금 더 늘여붙인 것 같다고나 할까. 잘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엔 스필버그는 영화관을 나가는 관객이 화려한 연출과 스토리에 흥분되어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기 보다는 아련한 감동에 몸을 부르르 떨기를 원하는 것 같다. 즉, 한바탕 태풍을 몰아붙인 후 잔잔한 바람을 내보내는 타입인데 이 때문에 후반부는 조금 지겨워진다.

이를 감안하더라도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내겐 매우 멋진 영화였다. 다시 봤으면 하는 생각이 벌써부터 들고 있으니 말이다.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