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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3.08 16:58

[2002] 취화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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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뎐에서 판소리의 진수를 보여주었던 임권택 감독이 이번엔 한국화의 놀라운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준다. 조선 후기 실존했던 화가 오언 장승업의 일생을 그린 취화선이 그 총대를 매었으며 깐느에서 감독상을 받아옴으로써 한국 영화사에 기념비적인 점 하나를 찍어주었다.

전작에서 판소리와 영화를 절묘하게 조화시킨 놀라운 기교를 보여준 그는 이번엔 정석대로 한 인물의 삶을 시간적 순서에 기초하여 묵묵히 보여준다. 조금 옛스럽고 촌스러운 느낌을 주는 구성이지만 쓸데없이 머리쓴 흔적이 보이지 않으며 군더더기없이 없는 묵직한 연출은 영화의 내용과, 승업의 삶과 무척이나 어울린다. 역시 임권택 감독이다.

 

이것이 바로 장인의 정신, 투혼이 아닌가!

 

춘향뎐을 통해 판소리가 온몸을 부르르 떨리게끔 만드는 살아숨쉬는 문화임을 가르쳐준 그는, 이번엔 수묵화에 대해 한 수 가르침을 하사해준다. 영화 내내 보여지는 장승업의 그림들을 서양의 이른바 '명작'들과 전혀 다른 느낌의 감동을 전해준다. 검은색과 아주 약간의 색채만을 사용하는데도 불구하고 그의 손에서 그려진 풍경은 사진 못지않게 사실적이고 살아있는 듯한 역동성을 지닌다. 단순히 붓의 굵기와 농담을 조절함으로써 표현력을 극대화한 수묵화의 위대함을 발견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다음은 현대에 전해지는 장승업의 대표작이자 영화에서도 보여지는 ‘호취도’이다.

 

정말 잘 그렸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는지 모르겠지만 영화 속에서 등장한 호취도를 보면서 난 혀를 내둘렀다. 지금까지 르네상스 미술이니 사실주의니 낭만주의니 하는 서양명작들에게 찬사를 보내며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질타를 늘어놓았던 무지몽매한 스스로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다. 장승업이 마지막으로 도자기에 남긴 그림은 또 어떤가. 선 몇 개가 전부며 여백이 대부분인 그의 마지막 작품은 분명 이것이 우리의 문화라는 것을 활활거리는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조용히 말해주는 듯하다.

 

임권택감독은 단순한 영화감독이 아니라 한국문화를 다시 살리고 이를 외국문물에 목을 달고 사는 대중들에게 전해주는 엄청난 일을 떠맡은 사람이다. 100편의 영화를 제작한 충무로 최고의 관록과 경험을 갖춘 그이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과연 그의 다음 영화에서는 어떤 우리것이 잊혀진 과거로부터 되살아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ps. 아쉬운점. 조연들의 연기력이 너무 떨어진다. 엑스트라급으로 내려가면 거의 책읽는 수준으로 대사처리가 어색해져 버린다. 게다가 최민식과 안성기는 젊었을 때부터 백발에 이르기까지 똑같은 목소리톤을 들려주고 있다. 최민식은 외모나 연기 모두 완벽했으나 카랑카랑한 목소리는 조금 신경을 써서 고쳤으면 좋았을 것이다

 

 

세상이 뭐라해도 나는 나...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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