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비밀

나오코와 모나미 모녀는 친척집으로 가는 길목에서 버스 운전사의 졸음운전으로 추락사고를 당해버린다. 급하게 응급실로 다녀온 남편이자 아버지 헤이스께는 아내의 죽음과 딸의 회생을 직접 목격하게 된다. 그러나 놀랍게도 살아남는 모나미 속에는 나오코의 영혼이 들어와있었다. 믿을 수 없어서 및 번이나 확인해 보지만 그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서서히 사고의 상처에서 회복해가는 두 사람, 나오코는 모나미의 삶을 대신 살기 위해 노력하고 헤이스께는 그런 그녀를 기쁜 마음으로 지켜본다. 그러나 점점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기적이 결코 행운만은 아니었음을 둘은 깨닫게 된다.

결국 ‘빙의’란 소리다. 제목이 의미하듯이 비밀이 하나 존재하긴 하다만은 너무 쉽게 짐작되어버려 마지막 반전이 그리 놀랍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하나 말해두자면 반전이 있다고 소문내는 매스컴과 도움 안 되는 친구들이여. 밉다-_-;

나오코가 선택한 길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데 그녀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보이진 않는다. 다만 두 사람에게 닥쳐온 극심한 불행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서 최적의 길만은 아니었던 것 같다. 따라서 나 역시 결말이 아쉽다.

종반부를 제외하고는 영화 분위기는 아주 즐겁다. 물론 끔찍한 참변이 있기는 했지만 그것과는 별 상관없이 분위기는 밝고 화사한 편이다. 아버지 역의 코바야시 카오루가 슬픔과 기쁨의 교차선 상에서 중점을 아주 잘 잡아서 찍어준 것 같다. 게다가 딸이 그 유명한 아이돌 히로스에 료코다. 절세미녀는 아니지만 코맹맹이 소리를 내는 그녀의 모습은 대단히, 굉장히, 무척이나 귀엽다. 앞으로 계속해서 열렬한 성원과 관심을 보여주기로 영화 보는 도중 두 주먹 불끈쥐고 다짐했다.

이 영화를 보면서 느낀 하나의 안도감은 다행히 어머니의 영혼이 딸에게 들어갔다는 것이다. 반대의 경우를 생각해보자. 우린 아빠~아빠~를 귀엽게 외치며 종종걸음으로 뛰어다니는 ‘아줌마’를 보아야만 했을 것이다. 아아. 이거 원작자에게 감사해야할 일이 아닌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