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기묘한 이야기

일본 내에서 TV시리즈로 방영되었던 세상의 기묘한 이야기라는 프로그램에서 가장 인기가 있던 이야기 네편을 뽑아내어 극장판으로 엮어낸 것이다. 한국에 정식 개봉될 때는 세 번째 이야기를 제멋대로 잘라먹고 90분으로 편집하여 극장에 걸었다. 제작진도 아니면서 작품의 손을 대다니... 거부감에 복받쳐오른 나는 일본판을 구하여 감상하였다. (뭐 자랑은 아니다-_-)

첫 번째 이야기는 ‘설산’이란 제목으로 눈보라치는 산에서 난파당한 다섯 명의 이야기를 보여준다. 유일하게 공포영화인데다가 내용은 난해한 편이다. 특히 비스켓 네 개를 돌려가며 보여주는 설명장면과 마지막 부분은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아니, 이해하지 못했다. -_-;  찾아보니 그 장면에 논리적 오류가 있다는 얘기도 있었다. (뭐 변명은 아니다-_-)

두 번째 이야기는 미래에서 날라온 휴대폰을 만난 사무라이의 이야기로 가장 유머스럽고 볼만하다. TV 영화소개 프로그램에서 이 영화에 대해 말할 때 두 번째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강조한 것이 이해가 간다.

세 번째 이야기는 체스라는 제목인데, 상당히 유치하고 허무한 결말이 있지만 촬영기법하나는 일품이었다. 내용보다 화면에 감탄했었다.

마지막은 결혼 시뮬레이터로 결혼생활을 미리 알게 되는 예비신혼부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조금 참신한 멜로드라마 정도로 생각하면 될 것이다.

제목이 기묘한 이야기이니 만큼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참신하다. 1000여편의 이야기 중 최고만을 선별한만큼 작품의 질도 괜찮은 편이다. 그러나 아이디어만 참신했을 뿐 이를 받쳐주는 설정이 튼튼하지 못해서 억지스러운 느낌이 많이 들었다. 어찌되었든 각종 드라마나 TV 애니메이션을 극장판으로 만들어내는 일본의 유행은 나로서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드라마 카이스트 극장판이 개봉된다면 개봉 첫날 영화관 앞에 줄 서있을 용의가 충분히 있는데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