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베사메무쵸
extra_vars1 | ||||||||||||||||||||| |
---|---|
extra_vars2 | ||||||||||||||||||||||||||||||||||||||||||||||||||||||||||||||||||||||||||||||||| |
‘가난’의 고통. 난 이를 어느 정도 겪어보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주 깊게는 아니었다. 생계에 대한 책임이 내게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그 깊음 속에 조금 빠져드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엄청난 수압차로 인해 머리가 터질 것 같은 아픔, 겪어본 사람들은 공감할 것이다.
이러한 경험 때문인가. 난 그 어떤 사람들보다 가난을 겪어본 사람들, 그 속에서 희망을 찾아낸 사람들을 가장 존경한다. 어릴 적에 내 주위에는 돈에 구애받지 않고 늘 밝은 얼굴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들이 분명 있었다. 불행히도 나이가 들어가면서(특히 서울에서 살게 되면서) 그런 사람들을 찾아보기가 힘들게 되었지만 말이다.
영화와는 별 상관이 없는 이야기지만 아마도 이제 그런 사람들을 찾지 말고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라는 하늘의 뜻이 아닌가 생각도 든다.
아무튼 베사메무쵸는 이러한 ‘가난’의 문제와 밀접하게 관련이 되어 있다. 불륜이니 유혹이니 하는 소재를 다루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역시 돈이다.
철수와 영희라는 초등학교 바른생활 첫페이지 ‘바둑아 안녕~’편에 등장할 법한 이름을 지닌 이들 부부는 돈문제가 개입하기 전에는 흠잡을 때 없는 커플이다. 둘은 서로 사랑하고 그들의 가정은 늘 웃음이 넘친다. 남편은 정직하기 위해 애쓰며 부인은 그런 남편을 아끼고 위한다.
그런 그들의 평화가 깨지는 것은 순간이다. 역시 가난이 죄인 셈이다. 두 사람이 각각 다른 이성에 의해 유혹을 받는다는 것은 그야말로 영화에서나 나올 이야기이지만 행복했던 두 사람이 돈 때문에 싸우고 고민하고 흐느끼고 헤어짐까지 고려하고 이런 저런 ‘옳지않은’ 유혹에 흔들리는 것은 우리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이야기는 한층 섬찟하게 다가온다. 먼훗날 나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어찌 확신할 수 있겠는가.
돈의 유혹은 매우 강하다. 그것도 자신의 사치와 명예를 위한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것이라면 이는 하나의 블랙홀로 작용하여 머리털 하나까지 다 뽑아버릴 기세로 끌어당긴다. 어찌 이길 수 있을까. 철수와 영희 역시 그 인력에 빨려들어가고 만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문제의 해결을 얻을 수 있었으며 필사적으로 자신들이 얻은 상처를 덮은 채 예전처럼 살아가려고 한다. 그러나 그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그들은 아마 평생토록 이 상처를 안은 채 불편한 눈으로 서로를 바라보아야 할 테니까.
베사메무쵸는 사람들의 마음 속 쓰리고 아픈 상처를, 숨기고 싶은 약한 부분을 사정없이 들추어내서 찔러대는 영화이다. 특히 가난의 어려움에, 삶의 무게에 아파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마 이 영화를 보는 것이 또 하나의 상처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난 이 영화를 더더욱 권하고 싶지 않다. 나 역시 다시 이 영화를 접할 기회가 있을지라도 가능한보지 않을 것이다.
<별점: ★★★★★☆>
힘들어요. 여보... |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192 | [2002] 미인 | 문★성 | 2009.03.08 | 23 |
191 | [2002] 신혼여행 | 문★성 | 2009.03.08 | 37 |
190 | [2002] 그녀를 보기만해도 알 수 있는 것 | 문★성 | 2009.03.08 | 42 |
189 | [2002] 희극지왕 | 문★성 | 2009.03.08 | 26 |
188 | [2002] 코요테 어글리 | 문★성 | 2009.03.08 | 42 |
187 | [2002] 기묘한 이야기 | 문★성 | 2009.03.08 | 39 |
» | [2002] 베사메무쵸 | 문★성 | 2009.03.08 | 21 |
185 | [2001] 메멘토 | 문★성 | 2009.03.05 | 25 |
184 | [2001] 하면된다 | 문★성 | 2009.03.05 | 29 |
183 | [2001] 모탈컴뱃2 | 문★성 | 2009.03.05 | 39 |
182 | [2001] 무사 | 문★성 | 2009.03.05 | 37 |
181 | [2001] 봄날은 간다 | 문★성 | 2009.03.05 | 36 |
180 | [2001] 신라의 달밤 | 문★성 | 2009.03.05 | 37 |
179 | [2001] 브리짓 존스의 일기 | 문★성 | 2009.03.05 | 30 |
178 | [2001] 순애보 | 문★성 | 2009.03.05 | 33 |
177 | [2001] 조폭마누라 | 문★성 | 2009.03.05 | 37 |
176 | [2001] Go! (일본) | 문★성 | 2009.03.05 | 37 |
175 | [2001] 프린세스 다이어리 | 문★성 | 2009.03.05 | 34 |
174 | [2001] 인랑 | 문★성 | 2009.03.05 | 45 |
173 | [2001] 스타워즈 EP6 - 제다이의 귀환 | 문★성 | 2009.03.05 | 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