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메멘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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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머리를 다친 레너드는 STML(Short Term Memory Lost), 즉 단기기억손실이란 증상을 가지고 있다. 사고 이후 새롭게 얻은 모든 기억들이 10분 후면 깔끔하게 잊혀져버리는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그는 한 가지 중요한 목적을 이루고자 한다. 바로 아내를 강간하고 살인한 존 G를 찾아내어 죽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필사적으로 사진과 메모, 문신까지 사용하여 기억을 붙잡는 그의 이야기가 역순으로 펼쳐지는 것이 바로 영화 메멘토이다.
어느 영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정말 멋진 구조를 가지고 있다. 단순히 거꾸로 시간을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 레너드의 기억 한계 시간과 동일하게 우리가 보는 장면들을 끊어내었으며 그 사이에 다시 시간 순으로 정렬된 과거의 사건들을 흑백으로 처리하여 곳곳에 잘라붙여놓았다.
감독의 정말 치밀한 연구가 선행되었을 이 복잡한 구조가 주는 효과는 엄청나다. 레너드 뿐만 이 아니라 관객들까지도 STML 증상에 시달리게 되는 것이다. 새로운 하나의 장면이 시작되면 래너드는 자신이 뭘 하고 있었는지 어디에 있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한다. 놀라운 것은 시간적으로 거꾸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관객 역시 래너드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자신들이 지금 어떤 장면을 보고 있는지조차 파악할 수가 없는 것이다. 또한 이 전 장면, 즉 시간 상으로는 이후에 일어났던 사건들과 연결을 하기 위해 관객은 머리 속을 헤집어가며 이미 일부는 손상되어 날아가버린 기억들을 주워담아 현재의 사실과 이리저리 결합시켜야 하는데 이 역시 관객으로 하여금 래너드처럼 ‘집중’하고 어떻게해서든 ‘기억’하게 만드는 감독의 고도의 테크닉으로 사료된다. 이로써 우린 수시로 머리가 포맷되어버리는 주인공을 한심하고 불쌍한 눈으로 바라보는게 아니라 그와 똑같은 상황에서 기억의 끈을 붙잡기 위해 노력할 수밖에 없으며 영화 메멘토는 바로 우리의 이야기가 되어버리고 만다. 감독의 치밀한 전략에 두 손 두 발 들 수밖에 없다. 정말 대단하다.
그렇다고 해서 영화를 몇 번씩 되감아봐야할만큼 어렵지도 않다. 복잡한 구성을 취하고 있지만 감독은 명쾌하게 해답으로 가는 길을 열어놓고 있다. 스토리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라면 처음부터 다시 감상해야 하지만 그것은 메멘토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우리가 해야하는 것은 ‘재관람’이 아니라 ‘기억’이니까.
내 몸이야 말로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메모장이다 |
심리학에 따르면 STML증상이 영화 속 래너드처럼 나타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우리 머리 속을 그릇이라 생각해봤을 때 10분마다 그릇에 담긴 기억들이 한꺼번에 비워지는게 아니라 바닥에 작은 구멍이 나있어 물이 새듯이 조금씩 빠져나간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사실적으로 고려했다면 아마 이 같은 멋진 구성을 만들어내지는 못했을 것이다. 현실은 어디까지나 영화 속에서 재창조될 수 있으니까. 그냥 박수쳐주기로 하자.
영화 속 래너드의 모습은 무척이나 애처롭다. 새삼스럽게 기억할 수 있는 현실에 감사하게 되었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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