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봄날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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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은 간다의 주제는 사랑이다. 두 남녀가 만나고 사랑하고 헤어지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들의 사랑은 우리가 흔히 보아오던 멜로영화의 것들과는 다르다. 관객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하기 위해, 혹은 그들의 눈물을 뽑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요리되고 이쁘게 치장된 것이 아니라, 주위의 연인들의 마음 속에서 지금 막 가져와서 스크린에 걸어버린듯한 원석상태의 사랑이다. 백마탄 왕자님이 등장하지도, 잠자는 숲속의 공주님이 등장하지도 않으며 사랑을 위해 목숨을 던지는 사람도, 사랑 하나 믿고 모든 것을 버리는 사람도 등장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슬프다. 변죽만 울려대는 성질의 것이 아니라 가슴을 후벼파는듯한 슬픔이고 아픔이기 때문이다. 바로 우리가 영화 속 인물들처럼 사랑하고 이별해왔기 때문이다. 멀리 남의 얘기처럼 들리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얘기처럼 느껴지는 사랑이야기. 그래서 봄날은 간다를 보통의 멜로영화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영화 속 상우와 은수는 사랑했다. 처음 만날 땐 서로에 대한 생각에 두근거려하며 어쩔 줄을 몰라하고 그 사람을 보기 위해 먼길을 단숨에 달려오기도 한다. 통화하고 싶고 만나고 싶고 같이 있고 싶어한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
그러나 은수는 변했고 상우에게 헤어지자고 말한다. 상우는 묻는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그에게는 미안한 말이지만, 사랑은 변한다. 꼭 은수에게 새로운 사람이 생겨서가 아니다. 상우가 멀리 떨어져서 살기 때문도 아니다. 상우가 은수에게 큰 실수를 한 것도 아니다. 상우의 미래가 불확실했기 때문도 아니며 집안의 반대에 부딪힌 것도 아니다.
사랑은 이유없이 변한다.
많은 이들은 어떠한 ‘이유’로 인해 사랑이 변해간다고 하지만 순서가 바뀐게 아닐까.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성격이 맘에 들지 않는 것이고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조건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하는 것이며 사랑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변화가 못마땅해진 것이 아닐까.
불행히도 상우와 은수의 사랑은 동시에 식어가지 않았다. 상우는 여전히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를 보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러한 감정들을 미움으로, 분노로, 슬픔으로 드러낸다. 그러나 그녀는 이미 떠났다. 남은 사람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마음 속에 차가운 물을 들이부어서 사랑을 식혀야 한다. 그래야 살아갈 수 있으니까. 상우는 그렇게 은수를 잊어간다.
그렇게 잊어간다. 그렇게... |
봄날은 간다는 사랑을 시작한 사람, 뜨겁게 사랑하고 있는 사람, 식어져가는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사람, 이별한 사람, 그 아픔에 몸부림치는 사람, 그리고 오래된 이별에 흔적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 모두의 가슴 속에 깊숙이 다가올 수 있는 영화다. 사람에 따라서는 눈물을 흘릴 수도 분노할 수도, 착잡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는 사랑을 경험한 모든 사람들을 위한 영화니까.
아름다운 화면과 소리에 눈과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어느새 상우가, 은수가 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다. 너무도, 좋은 영화였다.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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