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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다. 예쁘다. 잘생겼다. 멋있다...

세상에 이런 형용사만 있다면 얼마나 삶이 괴로울까. 아름답지도, 예쁘지도, 잘생기지도, 멋있지도 않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니까. 그러나 신은 우리에게 ‘사랑스럽다’라는 형용사를 하나 더 부여해주셨다. 앞의 조건들을 하나도 가지지 못했다 하더라도 당당히 ‘매력’이란 문으로 통과시켜줄 너무도 고마운 통행권인 것이다.

영화얘기를 해보자. 로맨틱 코메디라는 장르가 있다. 그렇게까지 흥행하지는 못하지만 웬만큼은 인기를 끄는 이 장르의 주인공들은 반드시 이 ‘사랑스러움’을 필수적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굳이 아름답지 않아도 된다. 멋있지 않아도 된다. 단지 관객들로 하여금 사랑스럽다는 느낌을 주면 그걸로 된다. 프렌치 키스의 맥라이언, 맨날 실수하고 온갖 쪽팔리는 짓을 다해도 그녀는 매력적이다.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산드라 블록이나 미술관 옆 동물원의 심은하,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김하늘, 내남자 친구의 결혼식의 카메론 디아즈는 어떤가. 수백만원짜리 옷과 보석을 걸치지도 않았으며 품격이 있기는커녕 촌스럽기까지 한 그녀들이지만 하나같이 사랑스럽게 묘사되어지지 않는가.

결국 이것은 로맨틱 코메디에 있어서 하나의 흥행코드인 셈이다. 그리고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이런 코드를 상당히 짙은 농도로 강조하려고 노력하였다. 몸무게 62kg(나랑 비슷해서 기억하고 있다)에 엄청난 꼴초에다가 말술, 말을 잘하는 것도 아니며 회사에서나 어디서나 늘 실수연발, 당연히 남자친구가 없는 브리짓은 스스로의 나레이션 등을 통해 자신의 불쌍한 모습을 속속들히 들어내보임으로써 관객들로 하여금 그녀를 올려다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눈높이, 혹은 위에서 내려다보게 만들어주었다. 이로서 관객을 주인공이 '사랑스럽다'라고 느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단지 그 뿐이다. 이 영화는 결정적으로 별 재미가 없다. 호감이 가는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는 성공하였지만 틀에 박힌 로멘틱 코메디의 스토리를 그대로 따랐기 때문이다. 괜찮은 사람과 사랑에 빠지고 뻔한 오해가 반복되고 위기가 찾아오다가 결국 해소된 후 깊은 키스를 나누며 영화가 끝난다는 스토리. 이젠 지겹지 않은가? 감동과 재미가 느껴진다고 해도 그것은 예전에 느꼈다가  마음 속 서랍 속에 집어넣어둔 해묵은 감정을 끄집어내어 한 번 흔들어대는 재활용에 불과하다. 좀 더 새롭고, 좀 더 파격적이고, 좀 더 감동적인 메시지를 보여줄 수는 없었단 말인가.

흥행이 어느 정도까지는 보장이 된다는 점에서 우린 앞으로도 수많은 브리짓 존스를 만나게 될 것이다. 싫진 않다. 다만 뭔가 구별되는 훌륭하고 감동적인 스토리를 보여달라. 매번 표지만 달라질 뿐 내용이 여전히 똑같은 멜로영화, 로맨틱 코메디는 그만 재활용 센터에서 싹 수거해줬으면 좋겠다.  

 

<별점: ★★★☆☆☆>

마지막 줄이 히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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