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순애보

최초의 한일합작품, 정사의 이재용 감독, 한국의 김민희- 일본의 다치바나 미사토라는 유명 여배우들의 출연 등으로 화제가 되었던 영화.

지독스런 권태 속에 빠져 사는 동사무소 직원 우인(이정재)에게 들어온 두 명의 여인이 있었으니 동사무소에서 제빵교육 보조를 하는 소녀 미아와 온라인 통해 알게된 일본소녀 아사꼬다. 이들을 통해 과연 우인은 자기를 매어가는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극 중 우인이 느끼는 권태와 나른함은 화면을 넘어서 관객들에게까지 전달된다. 일상의 끔찍한 반복이 주를 이루는 우인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인듯도 투영되어진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의 얘기 또한 권태스럽고 나른할 뿐이다. 우인은 결국 사랑을 통해 그 늪에서 탈출하지만 남겨져 있는 관객의 손을 잡고 끌어주지는 못한다.  

감독이 보통 감독이 아닌 것은 정사에서 이미 드러난 바와 같다. 그는 이번에도 자신의 역량을 과시하고자 각종 장치들을 영화 곳곳에 설치해놓았다.(라고 어떤 글에서 읽었다) 그러나 복선하나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나의 부족한 레이더에 잡힌 것은 하나도 없었다. 결국 내 수준이 낮은 거다. 그러나 이 사실을 내가 깨달았다고 해서 재미없던 것이 재미있어지는 것은 아니므로 역시 권태스럽고 나른하다는 결론을 바꾸지 않으리라.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