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철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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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얼마 살고 있지 않은 작은 마을 호로마이의 역장인 사토 오토마스는 철도 운행준단과 정년퇴직을 앞두고 그동안 지내온 수십 년의 철도원 생활을 돌아보게 된다.
철도원이기에 자신의 근무지를 벗어날 수 없어 죽어가는 아내와 딸을 그냥 보낼 수밖에 없었던 그는 마음 한 구석에 큰 죄책감을 묻고 있었다. 또 한편으로는 철도원의 대를 자식에게 잇게 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도 가지고 있었고.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작은 꼬마 여자애가 찾아온다. 자기가 옛날 딸에게 선물해줬던 것과 똑같은 인형을 들고 있던 그 아이는 역무소에 그 인형을 놓고 가버린다. 그리고 인형을 찾기 위해 밤에 온 언니되는 아이는 갑자기 자기에게 키스를 하고선 돌아가버린다. 이들에게 왠지 모를 친근감을 느끼는 오토. 아직 가져가지 않은 인형을 찾으러 두 아이의 언니가 찾아왔을 때 비로소 그는 세 명의 아이가 모두 죽은 딸 유키코가 성장하는 과정의 모습임을 알게 된다.
놀라움과 뒤이어 찾아온 죄책감. 딸을 살려내지 못한 것에 괴로워하며 눈물을 흘리는 오토에게 유키코는 어머니 시즈에가 임종 때 한 말과 같은 말을 남긴다. ‘아빠는 철도원이잖아요’ 시즈에와 유키고 모두 그를 이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동안 그를 짓누르던 죄책감과 호모마이 역선의 폐쇄로 인해 철도원으로서의 의무감에서 벗어날 수 있었기 때문일까. 다음날 그는 시체로 발견된다. 철도 바로 옆에서.
수십 년동안 그와 동고동락을 해왔던 센이 다시 그를 찾아온다. 슬퍼하기보단 철도원다운 오토의 죽음을 부러워하는 센, 아마 죽은 이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사람은 바로 그일 것이다.제로 기관사를 몰아내고 유해를 실어가는 기차의 운전석에 앉은 센의 머리 위에는 생전 오토가 쓰던 근무모가 씌여 있었다. ‘오늘 자네와 내가 이 고물을 한 번 잘 몰아보세나'. 눈물이 글썽글썽하지만 여전히 미소를 띠고 있는 센과 마지막으로 선로 위를 달리는 기차의 모습을 보여주며 영화는 끝을 맺는다.
무척이나 감동적인 영화이다. 철도원이라는 직업에 누구보다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한 남자의 고되지만 영광스러운 인생역정을 아름다운 설경을 배경으로 잘 그려내었다.
자기 맡은 바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 죽어가는 아내와 딸을 지켜주지 못했으며 아내의 유해앞에서도 애써 눈물을 참아야 했던 오토의 모습은 무척이나 비장하고 끝내 딸 앞에서 흐느끼고 마는 그의 모습은 가슴시리도록 슬펐다. 분신을 잃어버린 센의 모습도 그러했고.
평가들을 찾아보니 일본군국주의를 찬양한다느니, 일본식 직업윤리를 강조한다던지 하는 비평들이 많던데 난 전혀 그런 것을 느끼지 못했다. 물론 현대적인 시각에서 가족보다 일을 중요시하는 그의 행동은 이해가 가지 않고 억지로 이를 합리화시키는 듯하 모습도 보이지만 그저 그런 생각을 가지고 나름대로 힘들게 살아온 한 인간의 슬픈 이야기로 보면 안 되는 것일까. 살다보면 이런저런 사람들 많잖은가. 일을 중요시 하는 사람도 있고 무엇보다 가족에 충실한 사람도 있고 돈과 명예에 미친 듯이 집착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사람 중에 하나로 보면 될 뿐, 굳이 오토를 일본을 대변하는 듯 생각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영화는 충분히 감동적이고 눈 덮인 역과 기차는 무척이나 아름답다. 눈의 따뜻함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다.
<별점: ★★★★★☆>
눈 내린 역과 철도원. 이 영화의 모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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