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춘향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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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춘향전을 토대로 만들어진 영화와 드라마는 수도 없이 많다. 영화만 하더라도 약 10여편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어떤 영화감독도, 어떤 PD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을 보고나면 보고나면 자신도 춘향전을 만들어보겠다고 감히 나서지 못할 것이다. 이 영화는 전무후무할 최고의 춘향전인 것이다.
수백년 동안 전해내려진 그야말로 한국 최고의 사랑이야기, 아름다운 영상, 96편의 영화를 제작한 임권택 감독의 관록... 그것만으로도 부족했는지 감독은 판소리 ‘춘향가’를 영화에 통째로 집어넣어버리는 놀라운 시도를 감행한다. 단순한 ‘삽입’이 아니다. 영화를 서술하고 전체적인 분위기를 주도하는 뼈대적인 역할을 부여한 것이다. 이로써 이 영화는 한국의 고전을 가장 한국적으로 접근한 영화로 태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판소리의 위력은 참으로 놀라웠다. 이전까지 그저 선대의 고리타분한 유산이라 생각했었지만 춘향뎐의 그것은 관객의 희노애락을 마음대로 쥐고 흔드는 것 같은 힘과 매력이 있었다. 극 중 조상현 명창이 춘향가를 직접 무대에 서서 부르는 장면이 몇 번 비춰지는데 북 하나, 부채하나 달랑 가지고 부르는 그의 소리에 울고 웃고 덩실덩실 춤을 추는 관객들의 모습들에 공감할 수 있었다. 왜 판소리가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살아 있었는지 알 것 같았다. 그와 더불어 조상현 명창이 왜 ‘명창’이라 불리는지. 그리고 ‘득음’의 경지가 무엇인지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영화 속 암행어사 출두 장면. 극중 인물들과 조상현 명창이 동시에 ‘암행어사 출두요~’를 외치는 장면에선 순간 온 몸에 소름이 파악 끼치는 전율을 느꼈었다. 한국 사람이 아니라면 느끼지 못했을 감정이리라.
이로써 귀는 완전히 영화에 빠져들었다. 그렇다고 눈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수효과나 CG가 쓰여진 흔적이 없는 그야말로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영상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아름답게 흘러간다.(사실 CG가 몇 군데 쓰이기는 했다만) 광화루에서 이몽룡의 눈에 비춰지는 남원의 풍경, 끝도 없이 길을 따라 서울로 향하는 이몽룡, 그리고 그녀를 바라보는 춘향의 모습은 그 중에서도 특히 뽑아내어 머리 속에 남기고 싶은 명장면들이다.
고전을 이렇게까지 새롭게 살려낼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는 임권택 감독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라 단언한다. 가장 한국적인 영화를 보여준 그에게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으며 앞으로 그가 남길 영화들이 무척이나 기대가 된다.
<별점: ★★★★★★>
조선왕조식 부킹장소 그네터에서 즐거워하는 춘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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