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매트릭스

특이한 줄거리와 독특한 촬영기법이 인상적인 SF 영화.

영화 제목 매트릭스는 기계에게 제압당한 사람들이 가상의 현실을 살고 있는 하나의 세계 혹은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삶이 허상에 불과하며 우린 기계의 조작으로 인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주된 철학인 것이다.

매트릭스에서 탈출하여 이를 파괴하고자 하는 모피어스와 트리니티는 그들의 구원자로 생각되어지는 주인공 앤더슨, 아니 네오를 찾아 그를 매트릭스에서 뽑아내게 된다. 진실을 알게되어 경악하는 네오. 그러나 그는 놀라고 있을 시간이 없을만큼 해야될 일이 많다. 끈질기게 이들을 추격하는 매트릭스의 요원들과의 대결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네오가 몸을 뒤로 젖히면서 총알을 피하는 장면, 로프에 매달린 채 건물 창을 부수며 침부하는 장면, 공중에 발차기 자세로 뜬 트리니티를 360도로 회전하면서 보여주는 장면은 이 영화를 대표하는 장면들로 벌써부터 유명해졌다. 이들만 보더라도 대충 영화 분위기가 짐작이 될 정도다. 트리니티나 네오가 공중에 멈춰서 빙빙 돌아가는 것처럼 관객들도 제작진에 의해 공중에 붕 뜬 채 마구 돌려지기 때문이다.

실제가 아닌 현실이란 주제는 다른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적지 않게 다루어졌지만 터무니 없는 상상을 현실감 있게 조직화하고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트릭스의 가치는 높아진다.

다만 말미에 개입하는, 죽음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의 위력은 이야기 흐름상 없는 것이 좋았을 뻔 했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도 아니고 키스 하나로 깨어난다는게 설정은 너무 유치하고 허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