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잔다르크

레옹의 뤽배송 감독과 제5원소의 밀라 요요비치가 함께 재해석한 고전 잔다르크다. ‘명장’의 영화답게 보통의 역사극과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

전쟁이 주된 소재이기는 하지만 다른 영화와는 달리 화려한 전투신도 별로 없고 주인공의 영웅만들기도 찾아볼 수 없다. 그리고 그 자리를 메우는 것은 주인공 잔다르크의의 계속된 인간적 고민과 갈등이다. 지금까지 많은 역사극, 전쟁영화는 그저 영웅의 활약만을 다룰 뿐이었다. 성녀로 추앙받는 잔다르크 역시 몇 번의 영화나 소설 속에서 하늘의 계시를 받은 강한 여성으로 묘사되어져 왔다. 하지만 그녀에게 과연 아무런 아픔이 없었을까. 고민이 없었을까. 갈등이 없었을까. 뤽배송은 이 질문을 끄집어내어 관객들에게 집어던진다. 당신은 이를 어떻게 받아낼 것인가.

영화 중반부터 서서히 자리잡기 시작한 잔다르크의 갈등은 적에게 잡혀 감옥에 갇힌 뒤부터 절정에 이른다. 예정된 죽음. 그 앞에서 언제나 당당한 기존의 영웅들과는 달리 그녀는 불안에 휩싸이고 자신이 과연 옳았던 것인가에 대한 고민에 휩싸인다. 그녀의 그러한 감정들이 결집되어져서 나타난 것은  ‘또다른 누군가’ 였다. 악마인지 잔다르크의 또 다른 자아의 표상인지는 알 길 없으나 그녀의 불안한 심리상태가 응집되어진 결정체인 것만은 분명하다. 시커먼 노인네의 모습을 하고 있는 그는 잔다르크에게 계속 질문한다. ‘네가 선택된 것이 맞냐, 사실인냐’, ‘네 멋대로 해석한 것은 아닐까’, ‘네가 지금 해온 일이 과연 네가 그토록 사랑하던 주님을 위한 길인가’

결국 그녀는 화형대에서 불살라진다. 활활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그녀가 내린 결론은, 질문에 대한 대답은 무엇이었을까. ‘후회’일까 ‘만족’일까. 아니면 ‘모르겠어’였을까.

 <별점: ★★★★☆☆>

             앞으로 돌격! 이 아나라 나를 따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