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 슈렉

토이스토리에서 한층 더 발전한 3D 애니메이션 기술. 지금까지의 관례와는 전혀 다른 무식한 괴물 주인공과 허파에 바람만 가득 채운 여주인공. 거기다가 요즘 유행인듯한 패러디와 유머의 속출... 이만하면 꽤 괜찮은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작품이다.

영주의 탄압으로 인해 동화 속 인물들이 슈렉의 늪으로 일제히 피신은 감행하자 슈렉은 따지기 위해 영주에게 찾아간다. 하지만 영주는 드래곤의 성에 갇힌 피오나 공주를 구출해오라는 조건을 내걸어 버린다.

의외로 수줍어 하는 드래곤을 제치고 어렵게 공주를 구해내지만 그녀는 성격 사납고 허영심 많은데다가 싸움까지 잘하는 말괄량이였으니...... 슈렉의 여행은 갈수록 힘들어져만 간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와중에 둘 사이에는 사랑이 싹트기 시작한다.

엔딩부분은 그야말로 반전이다. 당연히 슈렉이 멋진 왕자님이 되어 공주와 결혼하리라 생각하고 있는 시청자들의 안면을 쫙 하고 후려갈기고는 어안이 벙벙해하는 그들에게 괴물이 되어버린 공주와 슈렉이 맺어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찌보면 기존의 틀을 끝까지 무시한 용기 있는 행동이라 할 수 있겠으나 그래도 왠지 아쉬운 기분이 드는 것은 내가 슈렉이 아니라 인간이기 때문이리라. 가능하면 인간처럼 이쁘게 변해서 이쁘게 살았으면 하는 것은 인간의 관점일 뿐. 슈렉의 관점은 그게 아님이 분명하다.

재미있게 봤다. 미성년자용 애니메이션을 볼 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하는 것은 몸에 해롭다.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