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잉글리쉬 페이션트

2차 세계대전 말기, 장소는 아프리카 북부, 간호장교 한나가 비행기 추락사고로 온몸에 화상을 입은데다가 기억상실증까지 걸려버린 중환자 한명을 돌보게 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전쟁으로 인해 사랑하는 이들을 잃어버려 마음의 상처가 심한 한나는 영국인으로 알려진 그 환자를 데리고 이동 중인 부대에서 나와 한 조그만 교회에 자리를 잡게 된다. 한나의 정성어린 간호와 그에게 원한을 품고 찾아온 이를 통해 자기 이름까지 잊었던 그 환자는 서서히 기억을 되찾아간다.

그는 알마시오 백작. 사실은 헝가리인이었다. 전쟁 전부터 국제 사막 조사기구에서 활동하던 그는 전쟁 직전까지 아프리카 북부에서 지도 제작을 위한 조사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캐서린 클리프톤과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그녀는 유부녀였다. 하지만 남편되는 제프리는 부인을 사랑하는 마음에 둘의 사이를 갈라놓지를 못한다.

이윽고 전쟁이 시작되었고 사막 조사원들은 전장에서 철수하기로 한다. 하지만 클리프톤 부부의 비행기는 사막 한 가운데서, 알마시아의 눈 앞에서 추락하여 제프리는 즉사하고 캐서린은 중상을 입게 된다. 구원을 요청하러 알마시오는 3일을 걸어서 인근부대에 도착하나 독일국으로 오인받아 감금되어 버리고, 곧 돌아오리라는 캐서린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지도까지 내어 주면서 천신만고 끝에 부상 중인 그녀가 기다리던 동굴로 당도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그가 독일군에게 넘겨준 지도로 말미암아 많은 동료들이 죽어갔다. 되살아난 악몽 같은 기억과 죄책감 속에 괴로워하던 알마시오는 결국 캐서린의 뒤를 따르며 그의 애절한 사랑을 통해 한나는 참혹함 속에서 어떤 희망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한 때 아카데미를 휩쓸었던 영화이다. 사랑이라는 주제에 비해 스케일이 너무 크다는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그러한 커다란 스케일 속에 조그맣게 살아 꿈틀되는 열정적인 사랑은 충분히 가슴아프게 다가왔다. 좋은 영화였다.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