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 심동

재수생인 호군과 수험생인 소루는 우연히 만나 서로 사랑하게 된다. 조금은 천없이 보이는 첫사랑을 언제까지 이어갈 것처럼 보이던 그들은 부모들의 반대, 친구인 첸리의 훼방, 성적(性的)인 갈등 등의 문제로 그만 헤어지게 된다.

10여년의 세월이 지난 후 그들은 일본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다. 예전에 못다한 한을 풀 듯 둘은 뜨겁게 사랑하지만 호군은 이미 첸리와 결혼을 한 상태였고 소루는 자기 일에 빠져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결국 두 번째 헤어짐을 결심하는 두 사람...

다시 10년의 세월이 흘렀고, 첸리와 이혼을 한 호군은 소루에게 청혼을 하지만 그녀는 또 다시 호군을 마음 속에서 밀어내 버린다.

첫사랑이란 놀라운 것이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놀라운 환희를 마음 속에 가져다주기도 하며 온몸이 끊어지는듯한 아픔을 부어주기도 한다. 그리고 그 잔재는 마음 한구석 달라붙어 절대 떨어지지 않고 한번씩 생각나서 고통을 주기도, 그리움을 주기도, 미소를 주기도 한다.

심동은 이러한 첫사랑을 지극히 일상적으로 그려낸다.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레임, 떨리는 고백, 첫키스... 그리고 헤어짐에 이르기까지. 첫사랑을 품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느 정도는 공감할 수 있는 얘기들이다.

거기다가 헤어진 뒤 20년의 세월이 지난 후, 진정 사랑하는 사람과 맺어지지 못하고 방황을 끝내지 못하는 두 연인의 모습을 보여주며 어찌보면 사람들 마음 속에 굳이 들춰내고 싶지 않은 아픈 곳을 자극한다. 마치 ‘니들은 첫사랑에 얼마나 충실했냐’라고 묻는 듯하다. 현실이란 핑계로, 혹은 오해로 스스로의 감정을 속였고 그럴싸한 합리화로 아직까지도 못난 자신을 변명하고 있지는 않느냐고... 묻는듯하다.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