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은 태어날 때부터 30살에 이르기까지 인기 텔레비전 드라마의 주인공으로 활약해왔다. 그것도 본의 아니게 말이다.
살고 있는 지역, 가족, 친구, 직장, 심지어는 부인에 이르기까지 그를 둘러싼 모든 것은 만들어진 ‘가짜’에 불과하다. 그가 사는 공간은 만들어진 거대한 세트이며 주위 사람들은 모두 배우들이다.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은 엑스트라들. 이러한 환경 아래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모조리 세트 곳곳에 숨겨져있는 카메라로 촬영되어 ‘트루먼쇼’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으로 전국에 생중계되는 것이다.
물에 대한 공포증으로 자기가 살던 섬에서 나갈 수가 없는 트루먼은 오랜 세월 동안 이를 전혀 의식하지 못했지만 나이가 들면서 점차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왠지 모르게 어색한 공간과 사람들. 그는 결국 자기가 감시당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다로의 탈출을 시도한다. 프로그램 제작진의 수많은 방해와 훼방을 이겨내며 그가 다다른 곳은 바다의 끝. 바로 그가 살고 있는 거대한 세트의 가장자리였다.
드디어 모든 사실을 알고 비상구를 통해 밖으로 나가려는 찰나, 프로그램의 제작자는 마지막 설득을 시도한다. 자기가 만들어준 지상의 낙원으로 다시 돌아오라고. 하지만 트루먼은 아무런 망설임없이 그렇게 꿈꿔오던 ‘밖을 향해 첫걸음을 내딛는다.
그야말로 걸작. 조금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이런 어마어마한 스토리를 다루는데 꼬투리가 생기지 않을 수는 없다고 본다. 눈 꼭 감아주자.
누구나 한 번쯤 상상해봄직한 일을 영화로 옮기는 것. 그거야말로 영화의 꿈이 아니겠는가. 그런 면에서 트루먼쇼는 진정 대단한 영화다. 영화를 다 보고 혹시 나도 찍히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를 둘러싼 이 환경이 다 거짓은 아닐까 하고 한 번쯤은 생각해봤을 것이다. 대단한 영화의 위력이다.
거기다가 전체적으로 나무랄만한 구석도 별로 없다. 할리우드 영화답지 않은 자연스런 감동 연출까지. 그리고 주인공 짐캐리! 덤앤더머나 에이스벤츄라의 그를 상상하지 마시라.
<별점: ★★★★★★>
혹시 모르지. 지금 문성쇼가 방영중일지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