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 유령

한국 최초의 잠수함 영화. 우리도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음을 보고 벅찬 감동을 받았었다. 한국 영화, 이제 고지가 멀지 않았다구!!!

촬영기법이라던가 인물 설정, 한국현실의 적극적 반영 등 여러 면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으나 크림슨 타이드를 그대로 베낀게 아니냐는 악평도 받고 있다. 핵잠수함이라던가 선상반란, 상반되는 생각을 가진 이들의 대립 같은 설정은 사실 비슷하긴 하다. 잠수함 영화를 만든다는 감독이 크림슨타이드를 보지 않았을 리 없었을 터인데 조금 개성적인 연출은 아쉬운 노릇이다.

아무튼 이런저런 신경을 끄고 영화에만 집중했을 때 그 재미는 상당한 편이다. 최민수와 정우성이라는 개성 있는 인물 간의 대립이라던가 잠수함 내부의 시종일관 음침한 분위기, 긴장감 있는 반란장면이나 마지막 두 사람의 혈전 같은 것들은 무척이나 마음에 든다. 또한 두 사람이 벌이는 설전의 주제가 남의 이야기가 아닌 바로 한국의 문제이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들의 대화에 보다 적극적인 방청객으로 참여할 수 있었다.

<별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