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1
행복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남들이 뭐라 하든 간에 자기 생각만 잘 다스리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소리렷다. 하지만 그 마음먹기, 좀처럼 쉽지 않고 제대로 마음 먹어도 삼 일 가기 힘들다. 결국 귀 틀어막고 ‘시끄러, 난 행복하단 말이야!’하고 소리치는 볼썽 사나운 꼬락서니가 연출되곤 하는데, 한 마디 해주고 싶더라. ‘당신, 정말 행복한 거 맞아요?’
무조건 행복하다 주장하기 보단, 좀 더 생각해봄이 어떨까.
아, ‘시끄러, 난 정말 불행하단 말이야!’라 소리치는 분도 마찬가지여요.
생각2
자기만의 행복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행복추구의 첫 번째 단계가 아닐까 한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요건들을 정한 다음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 공식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이 이론에도 문제가 많다. 우선 그 행복의 기준이 자꾸 바뀌게 된다는 거다. 어릴 때는 츄파츕스 하나로 행복해했던 당신이지만, 지금은 츄파츕스 200개를 일시불로 사도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 그토록 바라던 쏘나타 트랜스폼을 구입한 당신, 반짝반짝 빛나던 차를 바라보며 흐뭇해 하던 것도 석 달 넘기기 힘들고, 지금은 거리만 나서면 제네시스가 눈을 비집고 들어오지 않는가?
문성 왈, "내가 행복을 쫓아가면, 행복도 그만큼 도망치는 것 같더라."
하나 더, 지금 철석같이 믿고 있는 그 기준이 사실은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막상 달성해보니 조금도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기준이더라는 말이다.
좋은 예가 ‘결혼’이 아닐런지. 다들 결혼해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한다고 하던데, 막상 해본 사람들 보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자의적, 타의적 중압감에서 겨우 벗어났을 뿐 총체적인 행복의 증감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 듯하다. 아, 물론 결혼 안 했으면 더 불행할 수도 있다는 주장엔 공감.
뭐야, 그럼 결혼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걸까?
생각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기준은 꼭 가져야 한다. 인생이라는 게 늘 그렇듯이 우리 자신이 무언가를 강하게 주창하지 않으면, 세상이 두 팔 걷고 대신 정해주기 마련인데, 이게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꿈과 사랑이 넘치는 희망찬 곳이라면 모르되, 지금 세상은 분명 굉장히 물질적이고 이기적이며, 쾌락지향적이라 질로 따지자면 분명히 ‘저질’인데, 이거 따라가서 과연 행복해질 수 있느냐, 이 말이다.
이 먹고 살기 척박한 삶터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 유지하기 많이 벅찬 건 사실이다.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아무튼 일상 생활 영위하기도 빡빡한데 퇴근 후나 주말에는 또 좀 놀아줘야 되고 쉬어줘야 되니 행복의 기준이고 뭐고 생각하기 귀찮기만 하잖아.
그런데 그러다 보니 우리의 기준은, 그리고 그 기준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은 점점 더 세상적이 되어가는 듯하다. 소유가, 쾌락이 마치 ‘행복의 정석’ 모범답안처럼 추앙되고 있으니 할 말 다 했지 뭐. 정작 그 소유와 쾌락을 달성한 사람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다들 그 뒤를 우루루 쫓아가는 건 또 뭘까나.
중력을 거스르려는 ‘생각의 파닥거림’이 없다면 남이 뱉어낸 토사물만 쪼아대는 닭둘기로 퇴화할 뿐이다. 닭둘기는 나름 토사물의 신맛을 음미하며 행복할거니 신경 끄라고? 알았어요. 우욱.
생각4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듯 ‘긍정적 착각’은 행복으로 가는 길임에 틀림이 없다. ‘난 예쁘다’라고 생각하는 여성은 객관적인 척도와 상관없이, 루이비통 백이 없어도 쌍꺼풀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그것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학문의 목표는 진리 추구에 있다. 내 모교 마크에도 잘 나와 있다. VERI TAS LUX MEA, 진리는 나의 빛. 근데 학문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면, 그래서 그 빛이 내 얼굴을 환하게 쐬면, 그래서 얼굴 400개의 커다란 모공과 300개의 블랙헤드, 200개의 여드름 자국과, 100줄의 주름라인이 백일하에 드러나면, 더 행복해질까나?
학문을 추구하면 할수록, 공부를 하면 할수록 행복해지기는커녕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에잇, 나 인생공부 괜히 시작한 것 같애. 그냥 남는 시간엔 오락이나 하고 살 걸. 투덜투덜. 구시렁구시렁.
생각5
요즘 무지개 원리라는 책이 화제라고 해서 읽어보았다. 인터넷에 주부를 대상으로 한 강의가 있길래 그것도 다운 받아보았다.
결론: 다른 책에서 Copy & Paste로 갖다붙인 사례가 가득하고 그 사례들도 틀린 내용이 수두룩한 수준 이하의 책이자 수준 이하의 강의.
하지만 문성의 결론과 아무 상관없이 수십 만 명이 이 책을 구입하고 읽었고 후한 서평을 남기고 있다. 너무 잘 팔린 나머지 영어로 번역까지 해서 팔고 있단다. 세상에나.
하지만 이 책 때문에 행복해진 사람들 많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진리추구가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이냐, 행복해지면 그만이지. 그렇다면 무지개원리는 진정 행복 교과서일 수도 있겠다.
생각6
결론. 행복은 어떤 것을 달성해야 한다는 동적인 의미에서도, 지금 내 마인드를 어떻게 유지해야 된다는 정적인 의미에서도 모두 추구될 수 있고, 또 전혀 추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나는 무엇을 함으로써 행복해질 수도 있고, 또 전혀 행복해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둔산동 스타벅스 2층에서도 당장 행복해질 수도 있고 또 완전 불행해질 수 있다. (행복이 마음먹기에 달린거냐고 이해하신다면 ‘생각1’로 잠시 돌아가주시길)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고 하는데, 그 행복이란 놈은 쉽게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잘 잡히지 않고, 치르치르의 파랑새마냥 기껏 잡았더니 픽 죽어있기 십상이라 쫓아가는 입장에선 참 답답할 뿐.
답은 있을까나? ‘행복 제2편’에서 더 얘기해보도록 합시다. 물론 답을 못 찾으면 2편은 없습니다.
행복은 마음먹기 달렸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남들이 뭐라 하든 간에 자기 생각만 잘 다스리면, 그것만으로 충분히 행복해질 수 있다는 소리렷다. 하지만 그 마음먹기, 좀처럼 쉽지 않고 제대로 마음 먹어도 삼 일 가기 힘들다. 결국 귀 틀어막고 ‘시끄러, 난 행복하단 말이야!’하고 소리치는 볼썽 사나운 꼬락서니가 연출되곤 하는데, 한 마디 해주고 싶더라. ‘당신, 정말 행복한 거 맞아요?’
무조건 행복하다 주장하기 보단, 좀 더 생각해봄이 어떨까.
아, ‘시끄러, 난 정말 불행하단 말이야!’라 소리치는 분도 마찬가지여요.
생각2
자기만의 행복의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행복추구의 첫 번째 단계가 아닐까 한다. 행복을 위해 필요한 요건들을 정한 다음 그것을 추구하는 것이 기본 공식이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물론 이 이론에도 문제가 많다. 우선 그 행복의 기준이 자꾸 바뀌게 된다는 거다. 어릴 때는 츄파츕스 하나로 행복해했던 당신이지만, 지금은 츄파츕스 200개를 일시불로 사도 하나도 행복하지 않다. 그토록 바라던 쏘나타 트랜스폼을 구입한 당신, 반짝반짝 빛나던 차를 바라보며 흐뭇해 하던 것도 석 달 넘기기 힘들고, 지금은 거리만 나서면 제네시스가 눈을 비집고 들어오지 않는가?
문성 왈, "내가 행복을 쫓아가면, 행복도 그만큼 도망치는 것 같더라."
하나 더, 지금 철석같이 믿고 있는 그 기준이 사실은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막상 달성해보니 조금도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는 기준이더라는 말이다.
좋은 예가 ‘결혼’이 아닐런지. 다들 결혼해지면 더 행복해질 거라 생각하고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한다고 하던데, 막상 해본 사람들 보면 결혼을 해야 한다는 자의적, 타의적 중압감에서 겨우 벗어났을 뿐 총체적인 행복의 증감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 듯하다. 아, 물론 결혼 안 했으면 더 불행할 수도 있다는 주장엔 공감.
뭐야, 그럼 결혼은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불행해지지 않기 위해서’ 하는 걸까?
생각3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기준은 꼭 가져야 한다. 인생이라는 게 늘 그렇듯이 우리 자신이 무언가를 강하게 주창하지 않으면, 세상이 두 팔 걷고 대신 정해주기 마련인데, 이게 상당히 위험하기 때문이다. 세상이 꿈과 사랑이 넘치는 희망찬 곳이라면 모르되, 지금 세상은 분명 굉장히 물질적이고 이기적이며, 쾌락지향적이라 질로 따지자면 분명히 ‘저질’인데, 이거 따라가서 과연 행복해질 수 있느냐, 이 말이다.
이 먹고 살기 척박한 삶터에서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 유지하기 많이 벅찬 건 사실이다. 공부하거나 일하거나 아무튼 일상 생활 영위하기도 빡빡한데 퇴근 후나 주말에는 또 좀 놀아줘야 되고 쉬어줘야 되니 행복의 기준이고 뭐고 생각하기 귀찮기만 하잖아.
그런데 그러다 보니 우리의 기준은, 그리고 그 기준을 추구하는 우리의 모습은 점점 더 세상적이 되어가는 듯하다. 소유가, 쾌락이 마치 ‘행복의 정석’ 모범답안처럼 추앙되고 있으니 할 말 다 했지 뭐. 정작 그 소유와 쾌락을 달성한 사람은 전혀 행복해 보이지 않는데 다들 그 뒤를 우루루 쫓아가는 건 또 뭘까나.
중력을 거스르려는 ‘생각의 파닥거림’이 없다면 남이 뱉어낸 토사물만 쪼아대는 닭둘기로 퇴화할 뿐이다. 닭둘기는 나름 토사물의 신맛을 음미하며 행복할거니 신경 끄라고? 알았어요. 우욱.
생각4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기. 심리학자들이 주장하듯 ‘긍정적 착각’은 행복으로 가는 길임에 틀림이 없다. ‘난 예쁘다’라고 생각하는 여성은 객관적인 척도와 상관없이, 루이비통 백이 없어도 쌍꺼풀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다. 그것이 사실이냐 아니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학문의 목표는 진리 추구에 있다. 내 모교 마크에도 잘 나와 있다. VERI TAS LUX MEA, 진리는 나의 빛. 근데 학문을 통해 진리를 추구하면, 그래서 그 빛이 내 얼굴을 환하게 쐬면, 그래서 얼굴 400개의 커다란 모공과 300개의 블랙헤드, 200개의 여드름 자국과, 100줄의 주름라인이 백일하에 드러나면, 더 행복해질까나?
학문을 추구하면 할수록, 공부를 하면 할수록 행복해지기는커녕 마음이 무거워지는 건 이 때문이 아닐까 싶다. 에잇, 나 인생공부 괜히 시작한 것 같애. 그냥 남는 시간엔 오락이나 하고 살 걸. 투덜투덜. 구시렁구시렁.
생각5
요즘 무지개 원리라는 책이 화제라고 해서 읽어보았다. 인터넷에 주부를 대상으로 한 강의가 있길래 그것도 다운 받아보았다.
결론: 다른 책에서 Copy & Paste로 갖다붙인 사례가 가득하고 그 사례들도 틀린 내용이 수두룩한 수준 이하의 책이자 수준 이하의 강의.
하지만 문성의 결론과 아무 상관없이 수십 만 명이 이 책을 구입하고 읽었고 후한 서평을 남기고 있다. 너무 잘 팔린 나머지 영어로 번역까지 해서 팔고 있단다. 세상에나.
하지만 이 책 때문에 행복해진 사람들 많다면 그걸로 된 거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진리추구가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이냐, 행복해지면 그만이지. 그렇다면 무지개원리는 진정 행복 교과서일 수도 있겠다.
생각6
결론. 행복은 어떤 것을 달성해야 한다는 동적인 의미에서도, 지금 내 마인드를 어떻게 유지해야 된다는 정적인 의미에서도 모두 추구될 수 있고, 또 전혀 추구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나는 무엇을 함으로써 행복해질 수도 있고, 또 전혀 행복해지지 않을 수도 있으며,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둔산동 스타벅스 2층에서도 당장 행복해질 수도 있고 또 완전 불행해질 수 있다. (행복이 마음먹기에 달린거냐고 이해하신다면 ‘생각1’로 잠시 돌아가주시길)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고 하는데, 그 행복이란 놈은 쉽게 잡힐 것 같으면서도 잘 잡히지 않고, 치르치르의 파랑새마냥 기껏 잡았더니 픽 죽어있기 십상이라 쫓아가는 입장에선 참 답답할 뿐.
답은 있을까나? ‘행복 제2편’에서 더 얘기해보도록 합시다. 물론 답을 못 찾으면 2편은 없습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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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
2009.06.15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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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
2009.06.16 05:29
응. 그 책 지난 번에 네가 추천해서 사 읽었도다 음핫핫^-^;
어쨌거나 다양한 위치와 방향에서 행복을 찾아가보자구. -
미영
2009.06.16 12:19
야..내가 벌써 추천했나? 내 머리에 실타래 있는거 맞군-_-;
근데 우리가 그래도 일년에 두 번 보던게 올해는 상반기에는 내 결혼, 하반기에는 병우 결혼에서가 되는건가?
그럼 내년 상반기에는 너냣? -_-; -
문★성
2009.06.16 17:25
아니, 내년 상반기엔 '그냥' 보는 거다.
난 '행복'의 답을 찾기 전까지 일단 결혼 보류! .....라 말하지만 뭐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거고;;;
너도 실감했겠지만, 이게 또 하고 싶다고 슉슉 잘 되는 것도 아니잖냐.
나도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열심히 탐구 중인데 이 글을 보니 반가워서 ㅎㅎ
대부분 행복에 대한 책들은 비슷한 내용을 담고 있지만 [행복 - 영국 BBC 다큐멘터리, 행복 전문가 6인이 밝히는 행복의 심리학]이란 책이 가장 개인적으로 얻는게 많았다.
재밌으니까 안 읽어봤다면 추천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