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5편. 다시 세희의 진술편입니다.
재미도 없고 인기도 없는데 이야기를 너무 부풀려놓아서 부담이 적잖습니다. 헥헥. 얼른 끝내고 다음 연재로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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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편이 그렇게 말했다고요? 세상에. 말도 안돼.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시커먼 거짓말을, 그것도 형사님 앞에서 할 수가 있단 말예요. 무식하고 난폭한 사람인거는 애초부터 알고 있었지만은 거짓말까지 해댈 줄은 몰랐네요. 절대 믿지 마세요. 찬찬히 생각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사람 말은 논리가 없어요, 앞뒤가 맞지 않는다구요.
제가, 제가 다시 설명을 드릴게요. 아마 그 사람 설명보다 백배는 더 명확하고 딱딱 맞아질거예요.
그러니까 지하실로 내려간지 한 오 분도 안 되었을 거예요. 남편이 아래에서 소리를 꽥 지르더군요. 여기 아무 것도 없는데! 아마 이렇게 소리 질렀을 거예요. 이 말 형사님께 안 했죠? 당연히 그랬겠죠.
아무튼 이상하다 싶었죠. 비명소리는 분명히 들렸는데 지하실에는 아무 것도 없다니. 혹시 어쩌면 그건 아래쪽이 아니라 벽 반대편에서 들린 소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편이 올라오면 같이 확인하러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남편의 소리에 반응이라도 하듯 거실 쪽에서 갑자기 우당탕하며 벽 한쪽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났습니다. 지하실 때문에 부쩍 긴장했던 터라 심장이 터질 정도로 깜짝 놀랐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 듯 했습니다.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이 그 소리를 들었을 리도 없고 워낙에 굼뜬 사람인지라 기다리지 말고 저 혼자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뭣보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거든요. 적어도 거기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안전할테니까요.
그래서 벽에다 몸을 붙여 살며시 발걸음을 옮기며 거실 쪽으로 갔죠. 복도가 꽤 길었는데 한참을 가 겨우 계단이 힐끔 보이는 위치까지 가니까 명호씨가 보였습니다. 비틀거리며 난간을 짚고 서있더라고요.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듯했는데 저와 눈이 딱 마주치자마자 한계에 다다른 듯 앞으로 콰당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걸 보고서는 너무 놀라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만거예요. 남편이 들었던 그 소리는 제 비명 소리가 맞습니다.
무서웠습니다. 누가 때린 듯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게 보였는데 명호씨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바로 근처에 있을 것 같아 도저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어요. 그래도 남편, 예, 남편이 있으니까 그 사람만 있으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에 다시 정신없이 지하실 문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하지만 아직 남편은 올라오지 않은양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나해서 지하실로 내려가는 문을 열어봤는데 아래쪽에서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고요. 어쩌면 남편까지 지하실에서 당한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엄습해왔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두려운 심정이었는데, 저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온 몸을 죄여왔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경찰에 전화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형사님도 아시다시피 그렇게 울면서 살려달라고 112에 전화를 한 거였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후 빨리 이 집에서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현관쪽으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몇 발자국 갔을까요. 온 몸에 소름이 싸하게 흘렀습니다. 심장이 북 치듯 쿵쿵거리고 다리가 덜덜 떨려왔습니다. 남편이, 남편이 저편 현관쪽 거실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눈을 부라리고 있는 거였습니다. 그건 저를 걱정하는 눈빛도, 저를 구하려는 눈빛도, 심지어 저를 아내로 생각하는 눈빛조차 아니었습니다. 살기, 예 맞아요. 살기를 느꼈죠.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저벅저벅 저한테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올라와서 언제 거기 와 있었던건지, 그 때는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었죠. 그저 살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홱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잡히면 명호씨처럼 죽을 것이라는 생각뿐이었죠. 얼떨결에 2층으로 뛰어간 것은 기지였다고나 할까요.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것 같아요. 명호씨 시체를 뛰어넘어간게 끔찍했지만 말예요. 만약 1층에 숨었더라면 아마 저도 명호씨와 같이 영안실 누워있었겠죠?
그 다음부터는 형사님 아시는 대로예요. 2층에 숨어있다가 거의 잡힐 뻔 했을 때 형사님들한테 구원받은거죠. 구석진 방 하나 잡아서 장롱 속에 숨어있었는데, 남편이 방 하나 하나 뒤져대는 소리를 들으면서 얼마나 무서웠든지. 에휴. 이제는 마음이 편합니다. 적어도 그 사람 저 때려죽이지는 못할 거니까요.
범인을 누구라고 생각하냐라뇨. 당연히 남편이죠. 그 사람말고 또 누가 있겠어요?
5부 세희의 진술 끝
재미도 없고 인기도 없는데 이야기를 너무 부풀려놓아서 부담이 적잖습니다. 헥헥. 얼른 끝내고 다음 연재로 ㅜ_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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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남편이 그렇게 말했다고요? 세상에. 말도 안돼. 어떻게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시커먼 거짓말을, 그것도 형사님 앞에서 할 수가 있단 말예요. 무식하고 난폭한 사람인거는 애초부터 알고 있었지만은 거짓말까지 해댈 줄은 몰랐네요. 절대 믿지 마세요. 찬찬히 생각해보시면 아시겠지만 그 사람 말은 논리가 없어요, 앞뒤가 맞지 않는다구요.
제가, 제가 다시 설명을 드릴게요. 아마 그 사람 설명보다 백배는 더 명확하고 딱딱 맞아질거예요.
그러니까 지하실로 내려간지 한 오 분도 안 되었을 거예요. 남편이 아래에서 소리를 꽥 지르더군요. 여기 아무 것도 없는데! 아마 이렇게 소리 질렀을 거예요. 이 말 형사님께 안 했죠? 당연히 그랬겠죠.
아무튼 이상하다 싶었죠. 비명소리는 분명히 들렸는데 지하실에는 아무 것도 없다니. 혹시 어쩌면 그건 아래쪽이 아니라 벽 반대편에서 들린 소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편이 올라오면 같이 확인하러 가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남편의 소리에 반응이라도 하듯 거실 쪽에서 갑자기 우당탕하며 벽 한쪽이 무너지는 듯한 소리가 났습니다. 지하실 때문에 부쩍 긴장했던 터라 심장이 터질 정도로 깜짝 놀랐는데, 무슨 일이 벌어진 듯 했습니다.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남편이 그 소리를 들었을 리도 없고 워낙에 굼뜬 사람인지라 기다리지 말고 저 혼자 가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뭣보다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알아야 마음이 놓일 것 같았거든요. 적어도 거기 가만히 있는 것보다는 안전할테니까요.
그래서 벽에다 몸을 붙여 살며시 발걸음을 옮기며 거실 쪽으로 갔죠. 복도가 꽤 길었는데 한참을 가 겨우 계단이 힐끔 보이는 위치까지 가니까 명호씨가 보였습니다. 비틀거리며 난간을 짚고 서있더라고요.
겨우겨우 버티고 있는 듯했는데 저와 눈이 딱 마주치자마자 한계에 다다른 듯 앞으로 콰당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그걸 보고서는 너무 놀라 저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만거예요. 남편이 들었던 그 소리는 제 비명 소리가 맞습니다.
무서웠습니다. 누가 때린 듯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게 보였는데 명호씨를 그렇게 만든 사람이 바로 근처에 있을 것 같아 도저히 가까이 다가갈 수 없었어요. 그래도 남편, 예, 남편이 있으니까 그 사람만 있으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에 다시 정신없이 지하실 문 쪽으로 뛰어갔습니다.
하지만 아직 남편은 올라오지 않은양 보이지 않았습니다. 혹시나해서 지하실로 내려가는 문을 열어봤는데 아래쪽에서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고요. 어쩌면 남편까지 지하실에서 당한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이 엄습해왔습니다. 너무 복잡하고 두려운 심정이었는데, 저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온 몸을 죄여왔습니다.
그래서 그 때는, 경찰에 전화하는 것 말고는 아무 것도 생각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형사님도 아시다시피 그렇게 울면서 살려달라고 112에 전화를 한 거였습니다.
그렇게 전화를 끊은 후 빨리 이 집에서 나와야겠다는 생각에 현관쪽으로 몸을 움직였습니다. 몇 발자국 갔을까요. 온 몸에 소름이 싸하게 흘렀습니다. 심장이 북 치듯 쿵쿵거리고 다리가 덜덜 떨려왔습니다. 남편이, 남편이 저편 현관쪽 거실에서 야구방망이를 들고 눈을 부라리고 있는 거였습니다. 그건 저를 걱정하는 눈빛도, 저를 구하려는 눈빛도, 심지어 저를 아내로 생각하는 눈빛조차 아니었습니다. 살기, 예 맞아요. 살기를 느꼈죠.
남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채 저벅저벅 저한테 걸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언제 올라와서 언제 거기 와 있었던건지, 그 때는 그런 생각할 겨를도 없었죠. 그저 살아야겠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홱 몸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했습니다. 잡히면 명호씨처럼 죽을 것이라는 생각뿐이었죠. 얼떨결에 2층으로 뛰어간 것은 기지였다고나 할까요. 지금 생각해도 참 잘한 것 같아요. 명호씨 시체를 뛰어넘어간게 끔찍했지만 말예요. 만약 1층에 숨었더라면 아마 저도 명호씨와 같이 영안실 누워있었겠죠?
그 다음부터는 형사님 아시는 대로예요. 2층에 숨어있다가 거의 잡힐 뻔 했을 때 형사님들한테 구원받은거죠. 구석진 방 하나 잡아서 장롱 속에 숨어있었는데, 남편이 방 하나 하나 뒤져대는 소리를 들으면서 얼마나 무서웠든지. 에휴. 이제는 마음이 편합니다. 적어도 그 사람 저 때려죽이지는 못할 거니까요.
범인을 누구라고 생각하냐라뇨. 당연히 남편이죠. 그 사람말고 또 누가 있겠어요?
5부 세희의 진술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