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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일야동해대곡

문★성 2006.03.18 08:19 조회 수 : 267


是日也東海大哭
(장지연님의 시일야방성대곡을 패러디했음을 양해바랍니다)

지난번 정의원이 사무총장이 되었을 때
어리석은 우리 동해시민들은 서로 말하기를

"정사무총장은 평소 남녀완전평등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하던 사람인지라
오늘의 승진이 필경은 우리 동네주민 및 여성들의 독립을 공고히
부식케할 방책을 권고키 위한 것이리라"

하여 동해 앞바다에서 시외버스터미널에 이르기까지
관민상하가 환영하지 마지 않았다.

그러나 천하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꿈밖에 여기자 성추행이 어찌하여 제출되었는가.

이 만행은 비단 우리 동해 뿐만 아니라 강원도,
나아가 대한민국 전체가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 즉,
그렇다면 정사무총장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아니,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여야당과 국민의 비판이 강경하여 사퇴강요하기를 마다 하지 않았으니
사면과 용서 따위가 성립되지 않을 것인 줄 정의원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저 개돼지만도 못한 소위 우리 동네의 아첨꾼들이란 녀석들은
자기 일신의 영달이나 이익이나 바라며 옳지 못한 일을 보고도 옳다고 우기며
양심을 팔아먹는 도적이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4천년의 강토와 60년의 광복을 더럽히고
4천만 생령들로 하여금 마초가 되게 하였으니
저 국회의원보다 못한 동해시 정치꾼들과 아부쟁이들은
더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야당 사무총장이란 자는 당의 수석임에도
단지 취해서 헷갈렸다라는 말로써 책임을 면하여
의원직이나 유지하려 했더라 말이냐.

이에 대해 전국민이 벌떼처럼 일어나 사퇴 운동을 벌이지도 못했고
되려 옹호시위만이 여기저기서 만연하고 있으니
그 무슨 면목으로 강경하신 우리 동네 철물점 김씨할머니를 뵈올 것이며
그 무슨 면목으로 송강프라자 1층 세븐일레븐 저녁알바 박여사님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2천만 남성들이여,
남성우월주의에 찌들어버린 영혼들이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단군.기자 이래 4천년 정직과 양심의 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동포여! 동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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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상실.
요즘의 나란 녀석은.
옳지 못한 일을 봐도 그러려니,
정의롭지 못한 일을 봐도 그러려니.
치열한 논쟁이 벌이지는 것을 봐도
그저 남의 일인양
다리꼬고
딴청 부리며
수수방관에 수수방관을 거듭할 뿐이다.


온몸의 신경을 바르르 떨며
세상의 요란에 온몸으로 반응하고
내 나름의 옳고 그름의 판단을 내리기 위해 고심하고 공부하며,
그러함으로써 저 시끄러운 소용돌이 속으로
내 한 목소리를 쥐어짜내어 힘차게 도전해봐야할
이십대의 젊음일진대,

나의 생각과 나의 행동은 어느샌가
몰려오는 사고(思考)의 파도들을 피하는데만 익숙해진
나약한 중년의 모습을 띠고 있었던 것이다.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다.

내가 젊다는 것을, 아니 내가 이 땅에 살아 숨쉰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반응하고,
생각하여,
내 목소리를 내라.

물론 인터넷 댓글같은 한심한 감정의 배설이 되어서는 아니될 것이기에
반응하고,
생각하고
더욱 더 생각하여,
내 목소리를 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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