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 실밥 풀러 병원에 갔더니 일주일간 휴진이란다.
홧김에 집에서 직접 뽑기로 결심.
DIY, Do It Yourself. 몇 년 전 유행어다.
내 갈길 내가 개척. 대협성고등학교 교훈이랬다.
집에 있는 모든 칼과 가위를 깨끗히 소독하고
면봉, 핀셋, 이쑤시개 등을 준비한 후
거울을 보며 직접 수술에 들어가시다.
두 군데가 묶여 있었는데 그 묶여있는 폼을 보아하니
하나는 제법 컸고 하나는 아주 작았다.
편의상 메이저매듭과 마이너매듭으로 이름 붙여주자.
일단 만만해보이는 메이저매듭부터 처리하기로 결정,
약 5분만에 가위로 끊어낸 후 핀셋으로 뜯어내는데 성공하다.
치과에서는 5초만에 끝났을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뭐.
그리고 남은 마이너매듭. 이거 잇몸 깊숙히 파묻혀 있어서
상당히 곤란했다.
핀셋으로 끝을 잡고 좌악 잡아당겨야 조그만 묶인 자국이
겨우 보일 정도. 이 정체를 파악하는데만도 한참 걸렸다.
결국 한 손으로 잡아당기며 한 손으로 끊어내야한다는
소린데 이거 발등에 달린 매듭도 아니잖아.
두 손을 다 쓰면 거울이 안 보인다.
거울을 안 보면 두 손을 어찌 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결국 이십년 넘게 믿고 의지하던 사랑하는 오른손에게
발등이, 아니 잇몸이 찔리운 후.
티스푼으로 약 한 숟갈 반 정도의 피를 흘리다.
그러나 사랑니 뽑을 때의 아픔을 생각하니 이건
실로 '무감각'했다. 가볍게 지혈해주고는 끝내는 가위로 끊어내다.
농담아니라, 여기까지 삼십분 넘게 걸렸다.
그래서 후회했냐고?
별로. 오늘 또 미천한 내 인생에 한 지평을 넓혔다는 생각이 드니 뿌듯할 뿐이다.
누가 말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젊을 때 헛짓 많이 해봐야된단다.
난 아직 멀었다.
홧김에 집에서 직접 뽑기로 결심.
DIY, Do It Yourself. 몇 년 전 유행어다.
내 갈길 내가 개척. 대협성고등학교 교훈이랬다.
집에 있는 모든 칼과 가위를 깨끗히 소독하고
면봉, 핀셋, 이쑤시개 등을 준비한 후
거울을 보며 직접 수술에 들어가시다.
두 군데가 묶여 있었는데 그 묶여있는 폼을 보아하니
하나는 제법 컸고 하나는 아주 작았다.
편의상 메이저매듭과 마이너매듭으로 이름 붙여주자.
일단 만만해보이는 메이저매듭부터 처리하기로 결정,
약 5분만에 가위로 끊어낸 후 핀셋으로 뜯어내는데 성공하다.
치과에서는 5초만에 끝났을 일이지만
어쩔 수 없지 뭐.
그리고 남은 마이너매듭. 이거 잇몸 깊숙히 파묻혀 있어서
상당히 곤란했다.
핀셋으로 끝을 잡고 좌악 잡아당겨야 조그만 묶인 자국이
겨우 보일 정도. 이 정체를 파악하는데만도 한참 걸렸다.
결국 한 손으로 잡아당기며 한 손으로 끊어내야한다는
소린데 이거 발등에 달린 매듭도 아니잖아.
두 손을 다 쓰면 거울이 안 보인다.
거울을 안 보면 두 손을 어찌 쓸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결국 이십년 넘게 믿고 의지하던 사랑하는 오른손에게
발등이, 아니 잇몸이 찔리운 후.
티스푼으로 약 한 숟갈 반 정도의 피를 흘리다.
그러나 사랑니 뽑을 때의 아픔을 생각하니 이건
실로 '무감각'했다. 가볍게 지혈해주고는 끝내는 가위로 끊어내다.
농담아니라, 여기까지 삼십분 넘게 걸렸다.
그래서 후회했냐고?
별로. 오늘 또 미천한 내 인생에 한 지평을 넓혔다는 생각이 드니 뿌듯할 뿐이다.
누가 말했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젊을 때 헛짓 많이 해봐야된단다.
난 아직 멀었다.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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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2004.04.26 22:19
내 생각엔 이 글이 '내 청춘의 브루탈러티 2부'쯤 되지 않나싶다. --^ -
문★성
2004.04.27 02:41
그거 쓰다가 실패했어요 ㅜ_ㅜ 이야기 전개가 잘 안되더이다. -
20ㄱㅣ
2004.04.27 17:03
ㅎㅎㅎ~피를 한숱갈 반 흘렸더면 침은 도대체 얼마나 흘렸을까낭..??~어쨌거나 고생했네...상처가 잘 아물기 바래..~진심으로.. -
문★성
2004.04.28 17:22
피가 났다는거지 질질 흘렸다는 건 아니거든-_-;; 침도 안 흘렸어-_-^ -
20ㄱ ㅣ
2004.04.28 17:54
ㅡ , @ -
20ㄱ ㅣ
2004.04.28 17:59
뭘 흥분하고 그러냐?? - * - 흥분해서 스트레스 받으면 잇몸상처도 잘 아물지 않거덩....~~~~끝까지 시험도 잘보길 바래~성이 화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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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
2004.04.29 16:45
흥분은 -_-;; 암튼 고마워~ -
유주
2004.04.30 14:19
"내 갈길 내가 개척" 대협성고등학교 교훈이었다공~
누난 이제사 깨닫아 가고 있는 중이다...흐흐흐..
이제라도... 내 갈길 내가 개척하며 살아야지...
화이팅 해야겠당~!!
힘내자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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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
2004.04.30 22:48
잘 개척이 되어야 할터인데 ㅜ_ㅜ -
기정
2004.05.02 22:06
으....나 원래 이런 글 못 읽어. 그냥 잔인하고 무섭다는 생각이 들어서 글은 다 못 읽겠고...지금 나 잔뜩 찡그리고 있엉 ㅋㅋ어쨌던 오빠 대단해. 엽기엽기! -
문★성
2004.05.03 11:59
어 미안-_-;;;; 그냥 장난친거였는데 -_-a -
olive
2005.07.17 16:03
infection되지 않은게 정말 다행이군요..
다음부터는 꼭!! 병원으로 가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