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에 시작한 취미생활 '복싱'. 상당히 힘든 운동이다.
어디 안 힘든 운동이 있겠나만은 복싱은 잘 알려진대로 워낙 거칠고, 험악하고,
헝그리하고 어떻게보면 '무식'하기 까지하다보니 간단히 취미생활로 즐기는 것만으로도
쉽지가 않은 것이다.
제대로 하는 날엔 온몸이 땀에 도배되는 것은 물론이고 숨이 머리 끝까지 차서
마치 '오버이트'할 것 같이 속이 울렁거려 헛구역질을 하기도 하며
간단한 매드 복싱이라도 해서 몇 대 맞는 날엔 밤 늦도록 머리가 지끈거리기도 한다.
이러다보니 집에 돌아오면 그냥 뻗어버리는 것은 당연지사.
이런데다가 가뜩이나 운동자체가 별 재미가 없다보니 꾸준히, 오래하는 사람을 별로
찾아보기가 힘들다. 처음 입관시 아마츄어 관원번호 100번대가 넘어섰던
내가 얼마 되지 않았음에도 벌써 10번대로 올라갔다는 사실은 내 앞에 있던 90명이 넘는
사람들이 그 동안 그만두었거나 쉬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나 역시 최근엔 예전만큼 열심히 다니지 못하고 있다. 게을러진 이유도 있겠지만
간단히 한 시간만 하고 온다고 하더라도 그 날은 다른 일은 제대로 하지 못할 정도로
힘이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만큼 보람도 느껴지는 운동이다.
샌드백을 때릴 때 퍽퍽 터지는 시원한 소리,
땅바닥에 뚝뚝 떨어지며 퍼져나가는 땀방울
가끔씩 지켜볼 수 있는 프로선수들의 화려한 플레이 등은
땀흘리는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즐거움이 되어준다.
지금 상황으로 봐서 올해 졸업을 하고 나면 더 이상 영위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학생인 지금도 일주일 두 세번 가는게 고작인데 회사다니면 어떻겠는가.
그러나 할 수 있는데까진 어떻게든 계속 해 나갈 생각이다.
그 때까지는,
누가 너의 취미생활이 뭐냐고 묻는다면 단연 나의 대답은
'복싱입니다아아아아앗!!!'
가 될 것이다.
음...
....
모처럼 글이 너무 밋밋해졌다. 이래서 이글 안 쓰려고 했었는데-_-;;
이미 늦었지만 한 점이라도 만회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특별코너를
긴급편성으로 휘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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짠짠짠
특집프로그램
'퀴즈는 조타가도 조치안타'
다음 다섯가지 질문을 찬찬히 읽어보고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Q1. 다음 중 문성이 취미생활로 복싱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1. 건강해지고 싶어서
2. 몸짱이 되고 싶어서
3. 학교 짱-_- 먹고 싶어서
4. 남들이 안 하니까
5. 그냥 재밌을 것 같아서
Q2. 다음 중 문성이 복싱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일까요?
1. 세계 챔피언
2. 한국 챔피언
3. 신인왕전 출전
4. 동네 제압-_-
5. 그냥 취미생활로
Q3. 다음중 복싱에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무엇일까요?
1. 마우스피스
2. 복싱화
3. 권투글러브
4. 붕대
5. 복싱용 네이팜소이탄
Q4. 복싱을 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반응은
1. 부러워하며 자기도 해보고 싶어한다
2. 구체적으로 어떤 운동인지 물어본다
3. 쌈질 하는 야만인으로 본다
4. 상당히 특이한 인종으로 본다
5. 대체 그걸 왜 하는지 이해를 못한다
Q5. 복싱의 가장 큰 장점은
1. 한계에 이르기까지 땀을 흘리는 열정
2. 상대방을 쓰러뜨리려하는 승부욕
3. 스스로 강해지고 있음을 느끼는 뿌듯함
4. 아픔을 주고 받으며 느끼는 인생의 간접 경험
5. 링 위에 홀로 서며 겪는 고독과 외로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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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범답안
Q1.
처음엔 펜싱과 복싱 두 가지를 고민했다.
이유는 '남들이 안 하니까'. 따라서 답은 4번.
펜싱 배울 곳은 집에서 너무 멀어서 관뒀다-_-;
Q2.
처음엔 신인왕전이라도 나가보고 싶었다만
몇 번 스파링해본 결과 그러기 위해선 너무 많은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아서(특히 건강-_-) 그냥 취미생활로
만족하기로 했다. 답은 5번
Q3.
5번은 폭탄이름입니다. 복싱용이 있을리 없지요-_-
Q4.
가장 많은 반응은 역시 5번. 나도 내가 왜하는지 모르겠다.
Q5.
링에 올라가면 승부욕이나 고독보단 '살아야겠다'는 생존본능이
가장 부각되며 보통 아픔은 '주고 받기'보단 '홀로 받고' 있다-_-
또한 요즘은 운동을 전보다 자주하지 않아 '스스로 약해지고 있음을
느끼는 짜증'을 경험하고 있으니 따라서 답은 1번.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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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
2004.03.24 18:11
난 또 풀어보라는줄 알았다...@,@ -
나나
2004.03.24 18:28
네 글답지 않게 톡쏘는 재미가 덜하다고 생각했는데, 퀴즈로 만회했군.ㅋㅋ 근데 나도 풀어보라는 말인줄 알았어~ ㅋㅋ -
나나
2004.03.24 18:28
혹평인가? ㅋㅋ -
문★성
2004.03.25 12:35
설마 풀어본 것은 아니겠...-_-;;;;
하여간 관심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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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주
2004.03.26 13:23
풀면서 읽었는뎅... 잉??? 암튼... 100점이당~!! 히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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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
2004.03.27 09:25
설마 다 맞춘 겁니까-_-;;; -
은정
2004.03.30 09:40
오빠 글 읽으면 즐거워 진다니깐~~ㅎㅎ -
문★성
2004.03.30 19:03
그러니까 자주 들리라구-_-^ -
graita
2004.05.13 07:52
문제 풀으라는 말인 줄 알았잖아-
근데 나두 다 맞췄다아 ㅋㅋㅋㅋ -
문★성
2004.05.18 03:23
어엇 관심법이라도 쓰는거니? -_-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