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의 나의 생활이란
진흙 속에 너부러져 신음하는 허덕임
초행길 안개 속에 헤메이는 초조함
새벽 세시 호숫가에 무릎꿇은 무력감
2월과 3월
비꾸러진 행간이 존재함을
알면서도 준비하지 않는 태만함은
지엄하신 국회의장님 말씀을 빌리자면
마땅한 '자업자득'
위대하신 전 대통령 말씀을 빌리자면
고약한 '사필귀정'
별 볼일없는 거울 속 내 자신의 말씀을 빌리자면
맥없는 '몰라몰라'
학교도 가기 싫다 걍 늦어버리고
숙제도 하기 싫다 휙 던져버리고
성경도 보기 싫다 팍 덮어버리고
운동도 하기 싫다 픽 쉬어버리고
독서도 하기 싫다 쾅 닫아버리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 뚝 멈춰버렸네
귀를 막아도 들려오는
추악한 아저씨들의 파렴치한 칼부림은
심장을 긁어대는 아스팔트 위에 괭이질 소리
나라가 엉망인데 나라고 괜찮을리 있겠는가
그러나 토요일 아침에 돌아보는 난
오늘내일 여섯개의 숙제를 해야하고
사람들을 만나야 하고
할 일을 해야하고
할 말은 해야하는
귀찮음에 중독된
스무살의 티티엘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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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상
2004.03.13 1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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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날준
2004.03.13 13:16
문성군은 시적인 감각이 있는듯 하오. 시를 읽어내려 가며 자연스레 드러나는 운율과 독특한 어휘 선택은 감탄할만 하오. 특히 마지막의 스무살의 티티엘....아...실로 대단하오. -
문★성
2004.03.13 20:31
뭐 주저앉을 일 있겠는가만은 일이 잘 풀렸으면 하는 간절한 소망있네
여의도에서 고생하고 있겠군. 지금 생각하니 나도 이것저것 생각말고
일단 갈 걸 그랬네. -
문★성
2004.03.13 20:34
아 과분한 칭찬일세 음허허허 ^-^;; -
태구(항즐)
2004.03.14 23:04
2580을 방금 보았지..
음... 두려운 건 딱하나
1달이라는 시간이 여론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오늘의 분노가 식지는 않을지 그것이네.
감기로 밤새 땀을 흘렸는데.. 분노의 땀이었다고 해두세;; -
문★성
2004.03.15 16:01
분노의 땀 좋지-^_^;; 흘린다고 수고했네. 아마 분노는 식어가겠지
그러나 총선 전에 뭔가 사건은 많이 일어나겠지. 재밌지 않겠나? ^-^; -
나나
2004.03.15 19:52
마지막 구절이 맘에 든다~~ -
문★성
2004.03.16 02:06
아이고 감사^-^;;; 즉흥시가 오히려 반응이 좋네요^-^;;;; -
유주
2004.03.17 01:12
"귀찮음에 중독된
스무살의 티티엘"
흐흐흐~~~
이래도 한 세상~ 저래도 한 세상... 지구는 돈다는 건뎅.... 어찌 살아야 하는건지...
정말... 지치는구려... 성의 시를 보며...다시금...정신차려볼라공~~~
화이팅 하자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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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
2004.03.17 20:23
정신이 스물스물 새어나가는 시인데요-_-;;
아무래도 봄이고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_-;
이 모든 시련 또한 주님께서 우리에게 내리신 시험이라 생각하오.
스무살의 티티엘 할렐루야, 화이팅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