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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기어다닌다는 말은 아니다. 이제 겨우 혼자 뒤집기 시작했을 뿐이다. 이건 좀 다른 얘기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아내에게 생후 2개월이 되면 수면교육이라는 것을 시작하자고 줄기차게 말 해왔다.

태어날 때부터 안방에 들이지 말고 계속 제 방에 홀로 자게 하는 것은 물론이고, 2개월이 되면 울려서라도

혼자 잠을 조절할 수 있게끔 하자는 생각이었다. 제 방에 CCTV도 설치해 놓았으며 ,

처음에는 2분, 그러다가 5분, 나중에는 10분 이상씩 울려서라도 밤에 스스로 잘 수 있게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2개월이 딱 되자마자 아이는 8시쯤에 엄마품에 안겨 기절하듯 잠이 들더니

거의 매일 12, 13시간을 내리자기 시작하였다. 한번 울린 적도 없고, 수면교육은 시작해지도 않았는데

말 그대로 알아서 긴 것이다. 덕분에 생후 2개월부터 우리는 아이가 잠든 8시부터 그 다음 날 아침까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되었다. 감사하게도!


그러다 4개월이 되면서, 매일 저녁 누군가의 품에 안겨서만 잠이 들고 안아주지 않으면

잠투정으로 칭얼거리다 가끔 대성통곡도 하는 아이가 좀 마뜩치 않아서 아내에게 한번 심하게 울려보자는 제안을 했다.

안겨서 자는 것이 버릇이 되면 10-15kg가 되어도 계속 그렇게 해줘야 한다는 것을 공부한 바 있고,

지금 고쳐놓지 않으면 우리가 많이 힘들어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

그 말을 꺼낸 지 며칠이나 되었을까. 아기가 또 알아서 기었다. 안아주지 않았는데 등을 바닥에 붙이고 잠을 자기 시작한 거다.

기특하게도!


물론 아이의 성장에 따른 우연한 결과이지만, 그래도 내가 뭔가 무리한 수단을 쓰기도 전에

알아서 잘 성장해주는 게 고맙다. 물론 이제부터는 모든 일이 그리 쉽게 풀리진 않겠지만

어쨌거나 지난 4.5개월 간의 육아를 돌아보면 아이도 편하고 우리도 편한, 그야말로 윈윈이 아니었나 싶어

조금은 뿌듯하다. 앞으로의 길이 더 어려울지언정 굳이 지금까지의 노력을 폄하할 필요는 없는 거니까.


이제 말 그대로 곧 알아서 길 아이. 새로운 장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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