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르스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과 그 정부에 대한
국정수행 지지도가 44%대에서 34%대로 추락했다고 한다.
메르스뿐만이 아니라 세월호에 대한 미숙한 처리, 급등하는 가계 대출과
성장이 멈춰버린 경제, 아무도 이해하지 못하는 말뿐인 창조경제와
비리 총리/성추행 대변인을 비롯한 각종 인사참사, 외교력 부재, 정윤회 문건 파동,
소통하지 않는 대통령이라는 비판 등 수많은 문제를 자아내고 있는
이 정부에 대한 지지율이 여전히 국민의 3분의 1이 넘는다는 것에
사뭇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당연하다는 생각도 든다.
대통령의 무능함을 주장해 온 사람들의 대부분은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는 순간부터
이 정부에 대한 기대를 깨끗하게 접었고, 메르스니 세월호니 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엉망으로 처리하는 것을 보면서 분노는 하되, 실망하거나 놀라워하지는 않았다.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잖은가? 그래서 그렇게 반대를 한 것이었고.
예상했던 일이 벌어지는 것에 실망하거나 쇼크를 받는 사람은 없다.
대통령의 유능함을 철석같이 믿어 온 사람들은
박근혜가 박정희를 잘 보필해 경제를 이렇게까지 발전시켰고
특유의 강단 있는 리더십으로 죽어가는 한나라당을 살렸으며,
대한민국과 결혼하기 위해 평생 독신으로 살아온 사람이기 때문에
그 분이 하는 것은 무조건 옳은 것이라는 가정으로 상황을 판단한다.
그렇기에 메르스도 세월호도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다 잘 하고 계신 것인데
나라가 이렇게 시끄러운 것은 철없는 젊은 것들이, 자식 시체 팔아 한몫 챙기려는
탐욕스러운 유가족들이, 혹은 대한민국을 전복시키려는 종북좌파 빨갱이 연놈들이
훼방 및 모함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라 보는 것이다.
그러니 지지율이 10%나 떨어진 것은,
집권 이후 2년 반 동안 나라를 이 꼴로 만들어놓은 정부를 그래도 믿고 있던
사람들의 생각이 바뀌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하기에 놀라운 일인 것이다.
세상에,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나 떨어지다니!!
하지만 이 10%의 상당수는, 그리고 대통령이 국정수행을 못하고 있다고 말한 66%의 일부는
나라를 공포에 질리게 한 메르스 때문에 잠시 생각이 흔들린 것뿐, 이 모든 것이 지나가면
다시 원래의 자리로 돌아가 대통령에게 적어도 45% 안팎의 지지률을 바칠 것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다들 자기 먹고살기에 바쁘다. 세월호도, 조현아도,
우리를 분노케 했던 많은 사건도 잠깐 부풀어올랐다가 금세 다 사라졌고,
우리 국민들은 마찬가지로 메르스도 곧 잊을 것이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은 김무성을 찍겠지.
그렇게 역사는 계속 이어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