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회항 사건’으로 물의를 사 1심에 실형을 선고 받았던 대한항공의 조현아 부사장이
예상했다시피 2심에서는 집행유예를 받아 사실상 풀려났다. 법원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사랑하는 가족들과 격리된 채 5개월 동안 구금되어 있는 동안
왜 자신의 행동이 범죄로 평가받는지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는
황당하기 짝이 없는 선고문과 함께 그녀를 방면하였는데, 참으로 기가 찰 노릇이다.
물론 활주로에서의 항로변경은 유죄로 볼 수도, 보지 않을 수도 있는 애매한 사항이고
국민의 공분을 샀다는 이유만으로 실형을 살게 한다는 것은 억울한 일이겠으나
그렇다면 처음부터 그렇게 나왔으면 될 것을 당시에는 국민의 여론이 무서워,
혹은 그 여론을 활용하기 위해 매스컴과 법정에서 실컷 때려대다가
이제 여론이 좀 잠잠해지고 사람들이 잊을만하니 이제서야 스르륵 풀어주는 꼴이 너무 정치적이고,
치사해 보인다. 2심 판결로 국민이 들고 일어나면 대법원에서 다시 무죄를 때려볼 심산인 것 같은데
이토록 반응이 잠잠하니 대법원 판결은 눈에 보이는구만.
앞으로 벌어진 일도 훤하다. 얼마 안 있어 그녀는 조용히 대한항공에 복귀할 것이고
이 모든 일을 용감하게 고발한 박창진 사무장은 자의로든 타의로든 회사를 떠나게 되겠지.
우리 모두는 이 일을 잊고 바쁘게 살아갈 것이고, 조현아는 '참 재수가 없었지'라
이 시기를 회상하며 다시 예전의 호사를 변함 없이 누리겠지.
참 사회가 아름답게 돌아가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