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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아버지가 될 날이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출산일이 점점 다가올수록 어떻게 아이를 키울 것인가에 대한 부담감이
어느새 신기할 정도로 부푼 아내의 배처럼 내 안에서 묵직해졌음을 느낀다.

울고 보채는 아기로 인한 육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야 아이를 가진 사람이면 누구나 거쳐 가는 것이겠지만
마치 입대를 앞둔 스물한 살 때처럼 경험해보지 않은 날에 대한 괜한 걱정이 앞서고,
아기가 자아내는 모든 상황에서 내가 잘 대처할 수 있을까 하는, 초보로서 마땅히 가짐 직한 불안도 있다.
더불어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조성된 내 삶의 균형이 깨어지고 마음대로 통제할 수 없는 인생으로
접어든다는 것이 계획적인 삶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게 한다.

흔히들 준비하는 출산준비물 리스트 같은 것도 만들지 않았고, 아기가 쓸 물품 하나 아직 사들이지 않았으니
누가 보면 참 태평하다 싶겠지만 그래도 이래저래 읽은 육아 책만 예닐곱 권이다. (세 권 더 읽을 예정이다)
물론 책에서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이고, 막상 닥치면 뭐 하나 맞아 떨어지는 게 없다고들 하지만
그래도 내게 있어 어떤 일을 준비한다는 것은, 물건을 사고 스케줄을 짜는 것에 앞서
그에 대한 깊은 고민을 하는 것 – 맞아 떨어지고를 차치하고 – 이기 때문에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제법 준비를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물론 준비를 했다고 해서 부담감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준비를 통해 자라난 생각이
닥쳐올 미래를 선명하게 그려줌으로써 부담감의 양수를 더 부풀어 오르게도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란 더욱더 ‘나의 준비’를 열심히 하는 것,
그러니까 책을 읽고, 생각을 정리하고, 아내와 나누고 논의함으로써
부모로서의 가치관과 철학을 확립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아버지로서의 첫 번째 의무로 말이다.

자 이제 두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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