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을 맞이하여 대전을 방문했다가 사진과 같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붙어 있는 것을 목격하고 어안이 벙벙했다.
이완구 총리후보자가 여러 비리와 결함으로 인해 낙마할 상황에 처하자 새누리당쪽에서 ‘충청 총리’ 안을 밀고 나온 건데,
이런 구시대적인 지역감정 유발이 또 기막히게 먹혀 들어 충남/대전에서 문재인과 야당의 지지율은 폭락하고
이완구 후보에 대한 호감은 급등했다 (두 번째 사진 참고)
이 충청의 민심(?)을 두려워한 야당은 결국 뜻을 완전히 펴지 못한 채 슬그머니 뒷걸음짐을 쳤고,
여당은 기가 살아 결국 뜻을 관철시키고야 말았는데, 실로 우스꽝스러운 나라가 아닐 수 없다.
충청도지사나 대전시장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총리를 뽑는 자리이다.
그것을 마치 호남 사람들이 충청 사람들을 차별하는 양 부추긴데다가
충청 총리를 지지하지 않으면 총선때 보복하겠다는 저열한 정치공작을 펼친 정부와 여당의 행태는
사실 뭐 항상 있는 일이라 그러려니 하지만, 저런 언론플레이 한 번에 쉬이 놀아나
마치 이완구가 총리가 되면 충청도에 어마어마한 혜택이 오는 식으로,
혹은 이완구를 뽑지 않으면 충청도에 불이익이 온다거나, 더 나아가 이완구가 충청 사람이라
저리 곤경에 처한 것이라 오인, 하룻밤 사이에 생각을 뒤집고는
비리로 얼룩진 총리후보자를 지지한 대전/충남의 시민들의 의식이 너무도 실망스럽고 황당하기 짝이 없다.
“모든 민주주의에서 국민은 그들의 수준에 맞는 정부를 갖는다”라 한 프랑스 정치학자의 말은 진정코 사실이니,
우리 국민 수준에는 어찌보면 이완구 정도의 리더가 딱 맞는 것일지도 모른다.
조직에 적용을 해보자면, 리더를 조직의 구성원이 뽑는다면 그 수준은 구성원들의 수준과 크게 차이나진 않을 것이다.
조직 자체를 크게 개선을 하고자 한다면 구성원이 볼 수 없는 것을 보고,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생각하지 못하는 것을 생각하는
그런 리더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 물론 민주주의에는 반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