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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작년 시월, 날씨가 추워질 무렵에 한 지라 에어컨을 미리 사놓지는 않았었는데

이제 슬슬 날씨가 더워지니 고민이 된다. 이거, 사야 되나?


모든 소비는 비용과 가치를 비교하여 가치가 더 크다라는 것이 증명되거나

어느 정도의 근거와 가정을 통해 확신이 갈 때 실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에어컨도 마찬가지. 자동차나 옷처럼 남에게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 하니

적당히 집안 미관을 해치지 않으면서(미적 가치) 일 년에 4개월 정도의 기간 동안

선풍기로 해결되지 않는 더위를 해결해주 것이(기능적 가치) 에어컨인데,

그 비용이 요즘엔 적어도 백 만원이다. 새로 나온 스마트에어컨은 삼백 만원에 달하기까지 하고

전기요금에 이사시 해체/설치비까지 감안하면 굉장히 큰 돈이 들어가는 것이 사실이다.

이 경우 과연 가치 > 비용의 부등식은 성립하는 것일까.


날씨가 살짝 무더워지기 시작한 지금에도 여전히 선뜻 결정 못하고 있는 것은

지금 시점에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비용이 가치보다 더 크다는 생각 때문이다. 아직은 선풍기 없이도 견딜만 하거든.

하지만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고 매년 나를 힘들게 하는 무더위를 겪게 되면 단 하룻밤에 생각은 완전히 바뀔지도 모른다.

'더위로 인한 고통에서의 해방'이라는 가치는 심미적/기능적 가치보다 확실히 강하며,

웬만한 비용은 '합당한 소비'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금만 더 지켜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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