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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에서 회사 동료들과 저녁을 먹는데 세월호 이야기가 나왔다.
워낙 한류가 잘 나가는 태국이라서 그런지 크게 한국을 좋아하는 이들이 아님에도
일의 전후를 아주 자세하게 알고 있었다. 다른 나라에는 알리고 싶지 않은 이야기까지 말이다.
선장이 학생들을 놔두고 도망친 거라던가 해경이라든가 청해진 해운의 초동 대처가 너무도 미흡했다는 것까지.

성격 좋은 친구들이라 그래도 학생들을 대피시키기 위해 끝까지 애쓰다 죽어간 선원이나 선생님의 이야기를 하며
한국사람들의 대처가 나쁘지 않았다, 태국이라면 더 심했을 것이다라는 위로는 해주었지만
부끄러운 심경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동남아 어딜 가도 추앙받고 선망받는 한국이지만
이 사건은 그야말로 한국과 한국인의 바닥을 국내외에 여실히 까발려 보여주는 매우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것을
다름 아닌 외국인과의 대화에서 문득 깨달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법을 지키지 않는 업주, 모범이 되지 않는 리더, 시급을 다투는 상황에서도 이권을 챙기는 단체들,
일의 앞뒤전후를 가리지 못하는 관료/정치인들과 선동과 오보에 전혀 부끄러움이 없는 언론들,
더 나아가 주말에 골프치러간 이경규를 욕하는 네티즌들까지...

이 사건의 원인부터 해결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계, 모든 영역에서 우리는 수많은 문제를 보고 있다.  
그것은 그저 운이 없어 어쩌다가 세월호 사건에 동시에 터진 것이 아니라
다른 사건을 통해서도 얼마든지 드러날 수 있었던 우리 사회의 치부에 다름 아니다.
삼성과 현대, LG 및 한류스타들을 내세워 동남아나 다른 나라에는 너무도 화려하게 포장되어 있지만
정작 내실은 곪아터져 언제든지 이런 참사를 만들어낼 수 있는 곳이 바로 대한민국 아닌가.  

인터넷과 TV에서는 대책 마련을 하자고 난리지만 사실 어떻게 어디부터 손을 대야할지 모를 일이다.
위에 언급한 문제 중 단 하나만 푸는 것도 막막한데 어찌 하루 아침에 이 모든 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북유럽/서유럽 못지 않은 선진국가로 도약할 수 있겠는가.

가슴 아픈 일이지만 이대로 간다면 제2의 세월호 사태가 발생하는 것은 시간 문제라 생각한다.
무언가가 크게 바뀌지 않으면 이런 어이 없는 사고로 자식과 부모와 친구를 잃고 눈물짓는 서민들을
TV로 보는 것은 아마 이번이 내 인생 마지막이 되지는 않을 것 같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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