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주말이건 공휴일이건 우린 일단 쉬고 본다.
매일 늦게 잠들어 새벽같이 일하러 가는 아내는 적금들듯 밀린 잠이 항상 산적해있고,
어느 나라에 가든 잘 자는 나는 집에서도 마찬가지라 아침이든 낮이든 자리에 누우면 십 분 안에 거의 곯아 떨어진다.
바깥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주말이면 바리바리 짐을 싸 아침부터 열심히들 놀러 다닌다는데
우리 부부는 다행히 죽이 맞아, 맛있는 것 먹고 푹 자고 재밌는 티비프로그램 보면 그걸로 굉장히 만족스러워 한다.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지만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대한 합의점이 있다는 것은 부부로선 아주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싶다.
물론 이제 봄이 오고 날씨도 따뜻해지니 바깥에서 따사로운 햇살과 꽃향기 머금은 바람을 맞으며 또 다른 종류의 휴식을 만끽해야겠지.
그것도 좋을 것이다. 어떤 종류가 되었든 어디서든, 또 언제가 되었든지 간에
같이 쉴 수 있는 배우자가 있다는 것은 그것만으로도 좋은 휴식에 다름 아니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