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연아가 오늘 밤 금메달을 따고 못 따고를 떠나 이런 식의 광고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라는 명칭은 국가 전체를 대표, 대변한다는 것이 아니라 해당 종목/분야에서 국가를 대표한다는 뜻이며
김연아 역시 수십 가지의 스포츠 종목 중의 하나인 피겨스케이팅에서 대한민국 대표 선수로 나가는 것, 그 뿐이다.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을 걸고 나가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문제. 이걸 나라 전체의 문제로 확대시켜
김연아가 잘 되면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고, 김연아가 대한민국 전체를 대변한다는 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은
국가사회주의에서 멀지 않은 위험한 생각이다.
김연아가 국가로부터 얼마나 많은 돈을 지원받는지는 모르겠으나 설혹 일년에 몇 십억씩 받는다 한들
그것이 '너는 김연아가 아니다. 대한민국이다'라는 말이 정당성을 확보할 수는 없다는 거다.
스포츠 국가대표란 것은 그 선수의 기량을 등에 지고 나라의 명성을 드높이고자 하는 국가와,
돈과 명예, 혹은 개인적 꿈을 이루고자 하는 개인이 서로 각자의 이익을 위해 손을 잡은 것 뿐이다.
그 이상을 국가대표에게 기대하지 말자.
아사다 마오가 쇼트 프로그램에서 실수로 넘어진 후 일본 극우 사이트에서는 벌써부터 '할복하라' '일본에 돌아오지 마라'
같은 글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참 수준 낮다.
거기도 '너는 아사다 마오가 아니다. 너는 일본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그녀가 실수하면 분노하고 화내는 것이다.
난 오늘 밤에도 김연아를 응원하겠지만
그건 김연아 개인의 대한 응원. 마찬가지로 난 '대한민국'이 아닌 안현수를 응원하고 그가 메달을 더 따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