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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동갑내기에 결혼식에 참석한 것이 2002년이었나 2003년이었나,

그 이후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결혼식은 - 결혼자체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예식 -  

커다란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이 사실이다. 나도 저 자리에 언젠가 서야한다는 사실은

이십 대에도, 서른이 훨씬 넘어서도 웃으며 감당할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결혼을 진지하게 생각해보지도 않던 시절에도

남의 결혼식에 참석하면 마음껏 식을 즐기기 보다는 내 결혼식 때는 저 부분을

어떻게 해야할까, 저런 모습이 내 결혼식 때는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늘 불편하였던 것이다.

그러다가 겨우 내 결혼식을 잘 마치고 얼마 안 있어 아내의 친척 결혼식을

참석하게 되었는데 그게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가 없었다.

나는 이미 저 일생의 대사를 무사히 치뤄냈다는 자신감과

더는 저런 자리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안도감,

그리고 이미 경험한 자로서의 자만감 등이 겹쳐져

진짜 편안한 마음으로, 심지어 주례까지 집중해 들으면서 앉아 있었던 것 같다.


결혼 자체는 잘 모르겠으나, 결혼식은 이제 알 것 같다.

군입대랑 같은 거다. 하기 전엔 두렵고 겁나고 부담되는 것,

하고 나면 그렇게 마음이 개운할 수가 없는 것.

그리고,

두 번 할만한 것은 아니라는 것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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