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이지만,
그래도 내 결혼식이니까 청첩장에 들어갈 초대 문구를 직접 써봤었다.
[1안] – 세로쓰기 버전
2013년 10월 19일 청명한 가을 하늘 아래
정말 소중한 분들을 한 자리에 모시고,
현숙하고 지혜로운 부부의 길을 함께 걸어가고자 하는
문성과 이정현이 결혼의 식을 올리고자 합니다.
성원에 보답하는 인생을 살겠습니다. 축복해 주십시오
[2안] – 라임을 살린 버전
영원의 약속을 순간에 담고자
애틋한 믿음을 서약에 매기고자
성장의 감사를 나눔으로 되갚고자
만남의 기쁨을 삶으로 이야기하고자
그리고,
반편의 인생을 오롯이 완성하고자
이정현과 문성이 결혼의 식을 올립니다.
부디 참석해주시어 축복해주십시오
[3안] – 허세버전
맑은 봄날 오후 야트마한 언덕 위에 흩날리는 벚꽃처럼 화사하게
산듯한 여름 새벽녘 어스레한 호수 위에 길게 머문 달빛처럼 은은하게
청명한 가을밤 골목길을 강처럼 흘러 바다로 향하는 샛바람처럼 시원하게
눈 내린 겨울 아침 밤새 얼은 찬 공기를 갈라내는 작은 불꽃처럼 따사롭게
그렇게 살겠습니다.
부디 오셔서 축복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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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은 무난하게 1번으로.
2번과 3번을 쓰는데 꽤나 공을 들였는지라 조금 아쉽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