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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의 인생사전] 034 - 체력

문★성 2013.09.08 17:52 조회 수 : 39

요즘 들어 더욱 저질이 된 내 체력을 대하고 있자니
예전 대학 다닐 때 어떻게 도서관이나 전산실에서 밤을 꼬박 새우면서 리포트를 쓰고
시험공부를 하였으며, 어떻게 해가 하얗게 뜰때까지 놀아도 하루 이틀이면 금방 회복하곤 했는지
상상이 잘 되지 않을 정도다. 지금의 난 밤 11시까지 깨어 있는 것조차 쉽지 않으며
여섯 시간 이하로 취침하는 날이 매우 드물다. 10시쯤 자서 6시 전에 겨우 일어나는게 보통이랄까.
혹시나 평소보다 늦게 잠자리에 들거나,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게 되면
눈 뜨자마자 몸에 적신호가 온 것이 느껴진다. 몸이 내게 “더 자야해, 이걸로는 부족해”라
즉시 항의하는 것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예전에는 아무리 무리해도 적어도 다음 날 점심시간은 지나야
좀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오전에 유독 강했었는데 2013년 9월의 난 아침도 약하고
점심에는 더 약해졌으며, 해가 지는 것과 거의 동일한 시간대에 몸이 침대 위에 져버리는 것이 일상이다.

반대로 나이가 들면 들수록 해야할 일은 늘어가기만 한다.
회사는 내가 스물일곱 살 때 하던 일보다 훨씬 어렵고 부담되는 일들을 요구하고 있고
사회 속에서의 내 책임은 이십 대와 비교도 안 될 만큼 커졌다.

하지만 약해진 체력 때문에 하루 가용 시간이 예전보다 수십 퍼센트는 줄어들다 보니
일은 미뤄지고 책임은 회피되며 변명과 궤변이 느는 구차한 인생이 되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이 모든 것이 내 정신력의 문제라 여겼다.
정신 차리자, 힘내자, 조금 더 애써보자는 식의 자아비판과 자아독려를 수없이 반복하곤 했다.
하지만 무수한 도전과 실패, 시행착오 끝에 알게 되었다.
체력이 안 되면 정신력도 소용이 없다는 것을.
지금 내게 진실로 급한 것은 한두 시간을 더 버텨낼 강인한 의지가 아니라
그만큼을 너끈히 버텨내게 해줄 체력이라는 것을.

하지만 막상 체력이 문제인 것을 깨달아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녀석이 증진되고 강화되는지 잘 모르겠다. 하루 한 시간씩 러닝머신을 달려야 하나,
아니면 흑마늘이니 비타민 B이니 하는 몸에 좋은 것들을 마구 집어삼키면 되려나?
인터넷에 검색을 해봤지만 광고 일색이라 원하는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지 간에 내게 맞는 답을 시급히 찾자.
잃어버렸던 하루 두세 시간을 다시 찾는 것은 생각만으로도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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