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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량을 가진 모든 물질 사이엔 상대방을 끌어당기는 인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만유인력의 법칙. 사과가 땅에 떨어지고 우리가 하늘을 날지 못하는 것은 이로 설명된다.  
하지만 그 인력을 초과하는 힘이 인력과 반대방향으로 작용할 경우
인력의 영향은 드러나지 않는다. 사과가 나뭇가지에 달린 것처럼,
새가 하늘을 날아다니는 것처럼 말이다. 좀 색다르게 해석하자면 인력에 구속되지 않으려면
그를 이겨내는 반대방향으로의 힘, 즉 저항이 필요하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다.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 하면,
많은 영역에서 내가 지금의 나이가 되면 마땅히 도달했었어야 하는 경지에 이르지 못한 것은
나를 잡아당기는 다양한 인력들을 벗겨 낼만한 저항력, 반발력을 가지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인터넷 게시판", "아이패드", "달콤한 낮잠", "피자와 치킨"....
이런 것들이 묵직한 질량으로 내 목을 잡아채고, 다리를 감아 넘어뜨려 온 덕분에
삼십 넘어서의 내 인생은 원하는 만큼 빠르지도 못했고, 멋지지도 못했던 것 같다.

예컨대 내가 아이패드란 녀석을 2010년에 사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스마트폰이니 하는 장비들을 지금까지 전혀 쓰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모르긴 몰라도 난 더 많은 책을 읽었을 것 같고, 더 많은 글을 여기 썼을 것 같고
더 많은 생각과 고민을 통해 나 자신을 지금의 위치보다 조금은 나은, 혹은 다른 위치로
끌어올렸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터넷도 마찬가지이다. 쓸데없는 스포츠 기사,
논쟁 글 따위에 허비한 시간, 그 인력으로 인해 소실된 시간이 얼마나 컸던가!

그러나 여전히 내 손에 쥔 아이패드를 땅으로 내려꽂아 깨어부수지 못하고,
인터넷과 안녕을 선언하지 못하는 내가 여기 있다. 중력을 벗어나지 못하는
인간처럼 인력의 바람 앞에 힘없이 휘청거리고 있는 내가 여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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