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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나라를 돌아다녔고 매년 어느 정도는 다른 업무를 경험해왔으나
분류학적으로 하나의 범주로 묶을 수 있는 일련의 일들을 4년 동안이나 한다는 것은,
실제로 겪어보니 알것 같다. 이거, 의욕이 떨어진다.

2009년 6월에 시작한 컨설팅 업무, 이제 딱 4년이 되었다.
공식적으로 대전사업장을 떠난지도 올해 10월이면 4년을 채운다.
길다. 오래 되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렇다.

전문성이란 것을 쌓으려면 한 자리에 오래 붙어있어야 하는게 맞고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익숙해진 일을 오래 하면서
평안함과 안정을 느껴보고 싶기도 하지만 내 성격상
한 지역에서 (그것이 여러 나라를 포함한다고 할지언정)
하나의 업무를 (그것이 다양한 종류의 프로젝트를 포함한다 할지라도)
반복하는 것은 일의 순수한 가치와 매력과는 상관없이 동기적 측면에서
그다지 힘이 나지 않는 것만은 사실이다.

뭐, 그렇다고 당장 지금 눈 앞에 취사선택할 수 있는 대안들이 널려 있는 것은 아니니
당분간은 이대로 죽 가긴 가야겠지만, 그리고 설혹 그 대안들이 화사하게 내 인생의
테이블 위를 장식한다 할 지라도 섣불리 아무 패나 잡아들 수는 없는 노릇이겠지만
이젠 내 마음이 무언가 새로운 것을 원하고 있구나, 하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고 보면 '회계 담당 15년', '마케팅 업무 12년'
그것도 한 회사에서 저렇게 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하신 듯. 안 지겨우시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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