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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의 인생사전] 025 - 건망

문★성 2013.05.11 17:33 조회 수 : 41


인도네시아 프로젝트 마지막 날인 지난 금요일 오전에 태국 팀과 텔레컨퍼런스를 잡아놨었다.

처음에 내가 제안한 것은 수요일이었는데 그쪽에서 좀 어렵다고 해서 금요일로 미룬 거였다.

프로젝트 마지막 날이라 무척 바쁠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30분 정도는 문제가 없을 것이고, 혹시 어려우면 미리 연락을 해주겠다고 일러둔 터였다.

그런데, 까맣게 잊어버리고 있었다. 미팅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반 나절이

지날 때까지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날이라 자료 정리하고 발표 준비하느라 정신없이 바쁘기도 했고

사내 메신저도 꺼놓고 스케줄을 연동시켜놓은 아이패드도 호텔에 두고 온 탓도 있었지만

이런 날이 어디 하루이틀이었나. 정말 프로페셔널하지 않은 실수를 해버린 것이다.


건망.

혹자는 나이를 탓하고, 줄어가는 뇌세포를 탓하겠지만

내 경우는 옛날부터 이랬다. 수첩이 되었든 마인드맵이 되었든 엑셀이 되었든

어딘가에 확실하게 표기를 해놓지 않으면 어지간한 일들을 아주 높은 확률로 까먹는다.

고로 매주마다 ‘주간 계획표’ 따위를 만들어서 일정을 따로 관리하고 있는데

지난 주엔 주말에 바쁘다고 한 번 놓친 것이 어김없이 실수를 만들어내고 만 것이다.


난 기록을 좋아한다. 일기가 되었든 가계부가 되었든 자꾸 기록으로 남기려는 버릇이 있고

‘Strength Finder’같은 테스트를 해봐도 이쪽 면이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나온다.

허나 이게 내가 건망증세가 어릴 때부터 심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려는 기제로

자리 잡은 것인지, 아니면 내가 기록을 너무 좋아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무언가를 기록없이 기억하려는 습성을 잃어버려서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찌되었건 지금의 나는 기록하지 않으면 이처럼 건망으로 이어지고

실수를 만들어내버리고 있으니 별 수 없이

더욱 열심히 기록하고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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