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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의 인생사전] 06 - 100%의 정치

문★성 2012.12.16 08:33 조회 수 : 39

며칠 있으면 대통령 선거다.
무엇보다 예측이 어려운 잦은 해외출장 덕분에
부재중 신고를 제때 할 수 없어 내 나라 지도자를 뽑는
이 인생에 몇 번 되지도 않는 기회를 허무하게 놓쳐버리고는,
이 먼 인도네시아에서 발만 그저 동동 구르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한국에서 일할 때는 지방선거 한 번 빼먹은 적이 없는데 말이다.

아무튼, 많이 시시했고 재미없었던 5년 전의 선거에 비해
이번 선거는 승부도 박빙이고 마지막까지 워낙 많은 이슈가 터지는지라
끝까지 박진감이 넘치고 흥미로운 듯하다. 각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열기는 마치 신을 모시는 종교행사를 방불케 하고
모두 자기네 후보가 그려줄 아름다운 미래에 대한
환상에 기분 좋게 취해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누가 대통령이 되든
지금 뜨겁게 자기네 후보의 이름을 외치는 사람 중 일부는
얼마있지 않아 크게 실망하며 등을 돌리게 될 것이다.
정치는 100%를 향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원순 씨가 서울시장이 된 후 서민들을 위한, 그리고 서울시 부채해소를 위한  
많은 좋은 정책들을 벌여왔다. 그 중 하나가 겨울에 보도블록을 새로 까는 일을
금한 것인데 연말이면 각 지자체에서 한 해가 가기 전에 주어진 예산을
다 소진하고자 불필요한 공사를 부러 시행하곤 하던 것을 막기 위함이다.

이렇게 절약된 돈은 다시금 더 좋은 곳에, 더 필요한 곳에 쓰일 수 있을 테니
전체로 보면 아주 훌륭한 정책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말미암아
매년 돌아오는 공사를 잃은 업자들은 박시장에 대한 분노로 이글거릴 것이고,
박원순을 찍은 자기네의 선택을 원망할 것이다.

다른 예로, 나같이 외화로 월급을 받는 사람들은 환율이 예금금리보다 중요하다.
만약 새 대통령이 환율 억제 정책을 펴서 지금보다 환율이 떨어지게 되면
누군가는 그로 인해 행복해지겠지만 난 고스란히 그만큼의 월급을 잃게 된다.
얻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이 있기 마련인 거다.

정치라는 것은 결국 가치를 어디에 어떻게 두느냐를 결정하는 과정이므로
대통령이나 시장 등 리더들이 정하는 방향에 따라 누군가는 이득을 보겠지만
누군가는 반드시 피해를 보게 되어 있다.
그 피해받는 부분, 혹은 피해받는 사람의 수를 최소화하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가치가 돌아가게끔 하는 것이 옳은 정치일 것이고
그것을 지지해야 함은 마땅하나 그렇다 할지라도 정치가, 우리가 뽑을 새 대통령이
100%의 국민을 행복하게 해줄 것이다라 기대해서는 아니 될 것이다.

내가 지금 지지하는 사람이 대통령이 되길 간절히 바라고 있으나,
그 사람이 대통령이 된 후 받을 수많은 욕설과 비난을 알기에
미리 한 번 걱정을 해본다. 100%의 정치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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