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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성의 인생사전] 01 - 호텔

문★성 2012.11.17 20:18 조회 수 : 62

안양에서 프로젝트 할 때를 포함하면 호텔에서 산지 어언 3년이 넘었다.

머물렀던 호텔 수만 따지면 20곳은 족히 되는 듯 한데

바닥을 청소하거나 쓰레기를 분리수거할 필요가 없는 편안함,

매일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하얀 이불과 은은한 조명,

아침의 뷔페식과 헬스장, 옷 세탁의 편리함에다가

가끔 오성급 호텔에 머물 때면 느낄 수 있었던 깍듯한 대우까지.

남들은 집 없이 산다는 내 얘기에 혀를 끌끌 차곤 하지만

이미 익숙해진 몸은 오히려 추후 가정집에서 사는 생활에 대한

불안까지 일찌감치 선납하여 느끼게끔 한다.


물론 한국에서 아파트 한 칸을 전세로 빌린 후

설겆이와 빨래, 대청소와 분리수거를 경험하고 사는 것이

'정상적'인 삶일 테고 '보통'의 삶이겠지만

이처럼 한 3년 정도 '비정상적'인 삶을 살다보면

무엇이 정상이고, 무엇이 비정상인지에 대한 경계조차 모호해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니, 그런 옳고 그름의 재단 떠나 지금 편하고 지금 좋은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도중에도 내 등 뒤에 있는 순백색의 이불과

그리스 신전의 기둥같은 커다란 베개들은 하얀 미소로 날 유혹하고 있다.


얼른 쓰고 송곳처럼 파고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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